안보리 북 ICBM 규탄 성명, 중국도 찬성했는데 러시아가 ‘어깃장’

앵커: 북한의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로 지난 5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반대로 대북 규탄성명 채택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6일 AP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5일 긴급 소집된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대북 규탄 성명이 무산됐습니다.

당초 미국의 주도로 "북한의 ICBM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중대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내용의 언론성명 초안이 회람됐지만, 러시아가 다른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은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도 논평을 통해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의 전술 기술 특성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유엔 주재 러시아 대표부는 기자들에게 "러시아가 언론 성명 초안에 반대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미국에 대해 ICBM을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바꾸자는 적절한 수정을 제안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언론성명 초안에 대해 별다른 반대의견을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제재 결의안과 달리 언론성명은 그 동안 긴급회의 이후 만장일치로 채택돼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언론성명을 놓고도 안보리 이사국들이 이견을 보이면서, 추가적인 대북제재 결의안 도출은 한층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편, 러시아는 올해 4월 미국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따른 대북 언론성명 초안에 북한 미사일 문제 해결 방안으로 '대화'란 문구를 포함하지 않았다며 반대하다 결국 찬성한 바 있습니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해 4월에도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맞선 안보리 언론성명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한반도 내 군사 훈련을 축소하는 문구를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다 채택이 무산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