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Q/A

MC:

북한이 최근 방북한 미국 전문가들에게 핵무기의 원료를 만들 수 있는 우라늄 농축 시설을 공개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습니다.

양성원 기자와 함께 주변국의 관련 반응과 향후 전망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문: 앞서 박성우 기자의 보도에서 일부 설명이 됐지만 앞으로 이 문제를 한미 양국이 어떻게 처리해 나갈지 궁금한데요.

답: 서울을 방문한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북한의 우라늄 농축 행위를 심각한 도발행위로 규정하면서 미국은 '포용(engagement)을 위한 포용', '대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뜻이 없다는 점을 재차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비핵화에 진전을 보여주는 것이 근본적인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이것은 미국과 한국이 6자회담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북한이 핵폐기를 향한 진정성을 보이라는 기존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정부의 고위 당국자도 22일 ‘제재와 대화’라는 투 트랙(two-track) 접근, 즉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라는 두 갈래 접근을 계속할 방침을 밝히면서 특히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다섯 나라 간의 긴밀한 대북정책 공조를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문: 보즈워스 대표는 서울 일정을 마치고 22일 일본에 도착했는데요. 일본 측 반응은 어땠습니까?

답: 일본의 마에하라 세이지 외상은 보즈워스 대표와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공개한 데 대해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할 만한 사태”라고 말했습니다. 마에하라 외상은 북한의 행동은 유엔의 대북결의 내용과 정신에 위배된다면서 냉정하게 대응하고 한미일 세 나라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는 등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날 일본 측에 “이번 일은 위기가 아니고 대개 예견된 것”이라면서 냉정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일본의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가동이 사실이라면 매우 우려스러운 사태라면서 일본의 안정보장과 지역 평화, 또 안정을 위해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문: 보즈워스 대표는 일본 일정을 마치고 23일에는 중국도 방문하는데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애쓰고 있는 중국 측 입장이 북한의 이번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로 더 곤란해진 것 아닙니까?

답: 중국은 지난 3월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 사건을 조기에 마무리하면서 6자회담 재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와중에 북한이 3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수로 건설, 또 우라늄 농축 사실을 알리고 나선 데 대해 난감해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이 보이는 일련의 행동들이 모두 비핵화의 진정성을 의심케 하는 행동이기 때문에 중국이 북핵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기 어렵다는 설명인데요. 중국은 또 이번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로 미국 등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면 오히려 북한이 3차 핵실험 등 추가적인 도발 행위에 나설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중국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막는데 주력하면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북한의 핵능력만 키울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 우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문: 역시 앞으로 주목되는 부분은 미국과 한국 등이 우라늄 농축에 나섰다고 공표한 북한에 대해 추가로 제재를 가하면서 대북 압박을 강화할지 아니면 중국 등이 중심이 돼서 북한을 달래면서 대화를 재개하려고 애쓸지 여부인데요. 어떻게 전망할 수 있습니까?

답: 일단 보즈워스 특별대표가 한국과 일본, 또 중국을 급히 방문해 관련국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예단하긴 힘들지만 이제는 북한과 대화를 해야 할 때라는 미국 내 일각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북한에 대한 제재가 더 강화되거나 아니면 미국과 한국 등이 기존의 대북입장을 유지한 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의 한 당국자는 22일 앞으로 “외교적 방법 외에 대북 재재와 압박도 다른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북한과 대화 자체를 포기하거나 여건조성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애매한 말을 했습니다. 이 당국자는 또 북한에 대해 “추가제재를 한다, 안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면서 “현재까지 논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특히 미국이 이번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에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을 경우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거나 혹은 핵무기의 운반수단인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고 있습니다.

MC: 지금까지 북한의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와 관련한 주변국의 움직임과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