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영변 외 우라늄 농축 시설”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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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최근 공개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 외에 다른 3-4곳에서도 비밀리에 우라늄 농축 시설을 운용하고 있을 것이란 한국 정보 당국자의 발언이 나온 가운데 미국 국무부도 북한이 영변 시설 외에 최소한 한 개의 다른 우라늄 농축 시설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의 필립 크롤리 공보담당 차관보는 14일 최근 북한이 공개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아무런 근거 없이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이는 최소한 다른 한 곳에서 우라늄 농축작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반영한다고 말했습니다.

Crowley:

We're very conscious of the fact that, in the recent revelations to American delegations, what they saw did not come out of thin air. It certainly reflects work being done at least one other site.

크롤리 차관보는 이날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미국이 북한의 우라늄 농축과 관련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일간지 조선일보는 14일 정보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한국과 미국은 최근 공개된 평안북도 영변이 아닌 다른 3-4곳에 북한이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을 은닉한 것으로 보고 동향을 파악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최근 북한이 미국 전문가에게 공개한 영변의 우라늄 농축 시설은 기존에 한국과 미국이 파악했던 3-4곳에 포함되지 않은 시설이었다면서 한미 두 나라는 북한이 오래 전부터 우라늄 농축 실험을 진행하던 곳은 따로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미 두 나라는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 의심지로 평양 북쪽의 금창리 동굴단지와 평양 시내의 연구소, 그리고 양강도 영저리의 미사일 기지 등을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1월 북한을 방문했던 미국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도 지난 10일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문에서 과거 핵사찰을 받았던 영변은 비밀 유지가 어려운데 이곳에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고 외부에 공개한 것은 상식에 맞지 않는다면서 영변 외 다른 지역에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할 수 있는 비밀 시설이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의 김성환 외교부 장관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헤커 박사의 추정에도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본다면서 “한국 정부도 나름대로 확인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의 글린 데이비스 국제원자력기구 주재 대사도 지난 2일 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에 참석해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과는 달리 2009년 4월 훨씬 전부터 우라늄 농축 작업을 해왔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북한은 영변 외에 추가로 우라늄 농축 관련 시설을 건설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