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해 대미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 관리를 비롯한 워싱턴 조야의 다양한 인사를 접촉한 한 한반도 전문가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전후로 ‘뉴욕채널’을 통한 미북 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전문가는 당시 뉴욕채널을 통한 미북 간 대화 내용은 전해듣지 못했지만 당시 접촉은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윤곽을 조속히 파악하기 위해 시도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대응방식을 예측할 수 없어 우려하고 있고 특히 북한의 도발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할 지 가늠하길 원한다는 설명입니다.
이 전문가는 또 미북 간 트랙2, 즉 반관반민 혹은 민간 접촉에 대해선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여전히 물밑에서 활발한 논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뉴욕채널을 비롯한 미북 간 소통 문제는 지난해 2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미북 간 트랙2 접촉과 11월 스위스 제네바 트랙2 접촉에서 논의됐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이 입수한 제네바 접촉 관련 문서에 따르면 미북 양측은 지난해 2월 베를린에서 만나 미북 간 안보 관련 대화 재개를 위해 필요한 첫 조치로 개선된 미북 양측의 의사소통 창구 설립 가능성(possibility of establishing better bilateral communication)을 논의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를 이유로 ‘뉴욕채널’을 단절한다고 선언했는데 그 이후 11월 제네바 접촉에서 미북 양측은 재차 미북 소통창구 문제를 논의한 것입니다.
11월 제네바 접촉 당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뉴욕채널 등 미북 간 의사소통 창구의 재건이 미북 안보대화 재개를 위한 실용적이면서 성취 가능한 첫 조치(a practical, achievable first step)라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국무부 측은 지난달 말 미북 간 ‘뉴욕채널’ 가동 여부를 확인해 달라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질문에 “아무 것도 언급할 게 없다(I don’t have anything on this one for you)”고 10일 답했습니다.
한편 이 전문가는 이번 방미 기간 워싱턴 조야에서 ‘대북 선제공격’과 ‘북핵 동결 협상’이란 주제가 둘 모두 여러 차례 거론되는 상황이 무척 인상 깊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아직 대북정책을 구체화시키고 집행할 실무 고위 관리들이 제대로 임명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이 나오기까지 기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이 일단 그대로 유지되는 모양새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