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비공식 북미접촉과 관련해 남한의 통일부는 "민간 차원의 대화로서 미국 정부의 입장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해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과 각종 탄도미사일 도발로 미국과 북한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지난 21일과 22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북미접촉이 이뤄졌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측에서는 한성렬 외무성 부상과 장일훈 유엔주재 차석대사 등이 미국 측에서는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와 조지프 디트라니 전 6자회담 차석대표 등이 참석했습니다.
비밀리에 추진된 이번 북미 접촉은 지난 21일 한국 KBS의 보도로 알려지게 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양측은 핵과 미사일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으며 미국 측은 핵 동결을 요구한 반면 북측은 미온적 태도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일훈 유엔 차석 대사: 분위기 안 좋으니까 분위기를 좀 좋게 하자는 거지. (핵이나 이런 얘기도 나오겠네요?) 나오겠죠. (예?) 나오겠지
외교 전문가들은 북미 양측 모두 상대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이번 접촉을 활용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현재 남한 정부는 이번 북미 접촉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북한과 미국이 접촉한 것 자체가 화제가 되지만 그것은 민간 접촉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별히 제가 평가할 사항은 아닌 것 같습니다.
통일부의 주장대로 미국 측에서는 민간인이 나왔습니다만, 이들은 모두 고위 관료 출신입니다. 아울러 북측에선 외무성 부상 등 고위 당국자들이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인사의 직함보다는 접촉의 성격이 중요하다”며 “미국 정부가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 손바닥이 마주쳐야지 소리가 나듯이 미국 정부에서는 (이번 접촉을) 승인했겠지만 정부 차원의 대화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통일부는 “비핵화에 대한 태도가 행동으로 옮겨질 수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한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또한 “북한이 비핵화와 관련한 대화를 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대화보다 제재가 앞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