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스무살 젊은 나이에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숨진 미군 병사의 유해가 65년 만에 신원이 확인돼 가족들의 품에 안겼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동부의 보스턴 시와 가까운 캠브리지 시청사에서 16일 65년만에 고향으로 돌아온 한국전쟁 참전 미군 병사를 위한 추모식이 열렸습니다.
한국전쟁에 참전해 1951년 전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론 스파크스 상병의 귀향은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려는 론 상병 조카의 노력으로 성사됐다고 추모식에 참석한 보스턴 지역 한인단체 관계자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김현주 민주평통 보스턴협의회 부간사: 론 상병은 강원도 횡성전투에서 중국군에 붙잡혀서 전쟁포로수용소에서 1951년 5월 전사했다는 기록만 있었을 뿐인데 론 상병의 조카가 아버지의 유언을 지키기 위해 지난 11년간 노력한 끝에 미국 국방부가 확보한 신원미상 미군전사자 중 삼촌 유해가 있음을 확인하고 고향인 캠브리지로 모시고 왔다고 합니다.
이날 추모식은 미국 전역군 지원부처와 캠브리지 시 그리고 보스턴 지역 한인사회가 공동으로 마련했습니다.
삼촌이 전사할 당시 3살이었던 밥 스파크스 씨는 아버지와 할아버지, 할머니의 유언을 자신이 지키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습니다.
밥 스파크스 : 11년 만에 삼촌을 고향으로 모셔서 기쁩니다. 추모식을 공동으로 준비한 한국 영사관 측과 한인단체들에도 고마움을 표합니다.
시청사에서 진행된 추도식 후 론 상병 유해를 실은 운구차는 미군 군악대의 애도 음악과 함께 부모 묘지가 있는 에버렛으로 향했습니다.
김현주 부간사: 론 상병의 부모님은 평생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아들을 고향으로 데려오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지만 끝내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론 상병이 이날 부모님 무덤 옆에 마련된 묘터에 안장되면서 65년만에 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론 상병의 유해는 1954년 북한과 유해교환 때 송환됐지만 그 동안 신원미상 상태에서 하와이 펀치볼 국립묘지에 안장된 뒤 2012년 유전자 감식 기술의 발달에 따라 재개된 신원확인 작업 결과 65년 만에 가족 품에 안기게 됐습니다.
전쟁포로 실종자 확인국은 론 상병과 그의 조카의 유전자 감식 결과가 일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한국전쟁에 참전했다 실종 상태인 미군의 수는 7천985명입니다.
국방부가 공개한 자료는 이 중 최대 678구의 한국전 참전 미군의 유해가 확보된 상태이며 유전자 검사 등의 방법을 통해 신원 확인 후 가족들에게 인계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