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무부 “미국인 방북 자제 강력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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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는 30일 북한에서 열릴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에 미국 선수들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 국무부는 미국 시민의 어떤 종류의 방북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표명했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국무부 관리는 1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달 말 미국 운동선수들의 방북 계획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무부는 미국 시민의 사적인 북한 방문에 관여하지는 않지만 미국 시민에게 어떤 종류의 북한 여행도 하지 말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는 것입니다. (The State Department does not vet U.S. citizens' private travel to the DPRK. The State Department strongly recommends against all travel by U.S. citizens to North Korea.)

이는 미국의 프로 미식축구(NFL) 선수 출신으로 현재는 일본에서 격투기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일명 ‘야수’ 밥 샙(Bob “The Beast” Sapp) 선수와 미국 국적의 레슬링 선수들이 오는 30일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프로레슬링 대회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한 반응입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의 마리 하프 부대변인도 지난 18일 정례기자설명회에서 미국 선수들의 방북 계획에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마리 하프 부대변인: 제가 알아 볼 수 있습니다만, 현재 국무부의 엄격한 (북한 여행) 제한으로 볼 때 미국 선수들의 방북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I can check. I would guess we would not (support), given the very severe travel restrictions we have in place...)

국무부 관리는 19일 스포츠 외교 차원에서 일본의 안토니오 이노키 참의원이 평양에서 레슬링 대회를 개최하는 것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즉답을 피한 채 일본 정부에 관련 사항을 문의하라고 답했습니다.

레슬링 선수 출신인 이노키 의원과 북한 당국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이번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는 오는 30일과 31일 평양 류경 정주영 체육관에서 열리며 세계 각 국에서 약 20명의 레슬링, 격투기 선수가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 중 미국인은 밥 샙 선수를 비롯해 레슬링 선수 제프 제럿(Jeff Jarrett)과 에릭 해머(Erik Hammer), 존 앤더슨(Jon Anderson) 선수 등 4명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일본의 한 스포츠 전문 매체는 지난 18일 평양 국제 프로레슬링 대회에 미국 선수 4명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 매체는 경색된 미북 관계를 지적하면서 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하는 우려도 있지만 이노키 의원은 개의치 않는 눈치로 이미 이들의 방북 비자 취득을 위한 수속을 마친 상황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한편 밥 샙 선수는 19일 미국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전직 프로농구 선수 데니스 로드먼의 과거 방북과 관련한 정치적 논란을 잘 알고 있다면서 자신은 최대한 정치 문제와 거리를 둘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샙 선수는 또 로드먼 선수가 방북 당시 러시아의 대표적 술인 ‘보드카’를 가져갔지만 자신은 북한 어린이들에게 나눠줄 과자를 가져갈 계획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