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선거, 투표율 99.9%의 의미는?

0:00 / 0:00

앵커: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가 3월9일에 실시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00% 가까운 북한의 투표율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해외에 주재하고 있는 북한 공민들이 투표참여를 위해 일시 귀국한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한 반론도 제기되었습니다.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내달 9일 실시되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를 위해 해외주재 북한공관원, 무역일꾼, 식당 종사원, 유학생, 외화벌이 노무자 등이 투표를 위해 일시 귀국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최근 중국에 주재하고 있는 복수의 북한 주민소식통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북한당국이 해외에 있는 주민들에게 투표를 위해 귀국을 종용하고 있다는 일부 서방 언론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한 주민소식통은 그러면서 "국경과 가까운 곳에 있는 일부 주민들은 잠깐 귀국해서 투표 할 수도 있지만, 러시아나 동남아 아프리카 등 세계각지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소식통은 "해외에 주재하는 사람들을 투표를 위해 무리하게 소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지난 2009년에 실시한 제12기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선거에서 북한은 "투표율 99.98%에 찬성률은 100%"라고 발표한 일이 있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그는 "99.98%의 투표율이 조작된 수치는 아니다"면서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해외주재원들은 아예 선거자 명부에서 제외시키기 때문에 그 같은 투표율이 나올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당국이 발표한 투표율이 100%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은 선거자 명부가 확정된 후 투표 당일까지 사망자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소식통은 "탈북자 등 실종자로 처리된 사람들도 처음부터 선거인 명부에서 빠지기 때문에 투표율을 애써 조작하지 않아도 당연히 높은 투표율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투표율보다는 총 유권자수와 총 투표자수가 얼마인지가 중요한데 그에 관한 수치는 한번도 발표된 적이 없어 나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2,400만 인구 중에 18세 이상 투표권이 있는 사람들은 꽤 많겠지만 해외주재원 등을 빼고도 정치범수용소 재소자 등을 빼고 나면 총유권자 숫자가 대폭 줄기 때문에 총 투표자 수를 밝히지 못한다는 게 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한편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2일 "제13기 대의원선거를 앞두고 전국의 구, 분구 선거위원회의에서 선거자 명부를 공시했다"고 보도하면서도 총 유권자 숫자가 얼마가 되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