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19일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참가했다고 북측 방송이 보도했습니다. 95세 고령의 몸을 이끌고 김영주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김정은 체제가 선대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로 풀이됐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영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명예부위원장이 오랜만에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19일 실시된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에 참가한 겁니다. 김영주의 이 같은 공개활동을 북측 방송 매체가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보도한 건 이례적입니다.
북한 정치 전문가인 김광인 코리아선진화연대 소장은 “김정은 체제가 그 정통성을 선대로부터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시도”라고 해석했습니다.
김광인 소장: 고령인 김영주는 (김정은에게) 작은할아버지가 되는데요. 이 사람이 북한의 정치 행사에 참석했다는 건 이 사람이 김정은 체제를 인정하고 나름대로 이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는 효과를 기대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김영주의 등장은 “고모부인 장성택 처형에 이어 고모인 김경희의 생사마저 모호한 가운데 김정은이 자신의 가계 인물들을 챙기고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고 김 소장은 덧붙였습니다.
95세 고령인 김영주는 투표장에서 다리를 조금 절었지만, 투표를 마친 뒤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을 향해 절을 하는 등 거동이 크게 불편하진 않아 보였습니다.
김영주는 김정일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해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자강도에서 '유배살이'를 했던 인물입니다.
이후 권력을 확실히 장악한 김정일은 1993년 12월 김영주에게 부주석 자리를 내줬지만 이후에도 김영주는 권력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습니다.
한편, 북측 조선중앙TV는 지방 인민회의 대의원 선거 투표율이 99.97%를 기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011년 선거에서도 똑 같은 투표율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4년에 한 번씩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지방 대의원들은 매년 한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지역별 예산과 법 집행계획을 마련하고 인민위원회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선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