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남한과의 전면전이 불가피하다며 연일 엄포를 놓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북한이 전면전을 벌일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위기가 팽배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전협정이 완전히 백지화되는 3월 11일 그 시각부터..”
북한은 최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하며 전쟁 위협을 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한국은 북한이 선제공격을 해오면 “도발 원점은 물론 배후 세력까지 응징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의 이 같은 결연한 의지와 북한이 처한 대내외적인 상황을 고려했을 때 북한이 전면전을 수행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 : 국지도발에서 전면전으로 넘어가려면 상당한 준비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 과정은 우리가 다 알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는 준비를 갖춰서 하게 됩니다. 그래서 아마 북한이 전면전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북한이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가 시작되면 전면전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나흘이 지난 지금까지도 위협만 계속 가할 뿐, 전면전 움직임은 없습니다.
이를 두고 한국에서는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북한의 잇따른 위협이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입니다. 전문가들은 북한 내부 체제의 취약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유동렬 치안정책연구소 선임연구관 : 김정은의 통치성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선 새로운 적을 만들어야 하는데요. 조선전쟁이 난다고 선전해서 위기감을 조성해 체제를 공고화하려는 전략입니다.
영국의 국제전략문제연구소가 14일 발표한 세계 군사정세에 관한 연차 보고서에서도 북한의 전면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견해를 내놨습니다.
북한이 전면전을 벌이면 체제 붕괴로 이어질 것이 분명한 만큼 북한 스스로 전면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러나 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 발사와 같은 국지적 도발은 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존 치프맨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소장 : 북한이 노동미사일에 탑재 가능한 핵탄두를 가지려고 크기를 줄여 또 다른 핵실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남북한 사이에 전면전이 발생할 경우 막강한 화력과 전쟁 수행능력을 지닌 한미 연합군이 승리를 거둔다는 데 이의를 다는 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전면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클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한미 양국군이 2004년 실시한 한반도 전쟁 시물레이션에 따르면 전쟁 발발 이후 24시간 이내에 남쪽의 인명 피해만 230여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