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전쟁 위기감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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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비해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했으나 주민들은 전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민들은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우리가 급할 게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북한 당국이 한미합동군사연습에 대비해 전군에 ‘전투동원태세’를 발령했으나 주민들은 그저 연례행사 수준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군인들도 별다른 긴장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15일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3월 1일부터 최고사령부 명의로 된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됐다”며 “전투동원태세가 발령된 날부터 지금까지 노농적위군 비상소집이 3차례나 진행되면서 전쟁 위기감보다 비상소집에 대한 불만만 늘었다”고 말했습니다.

전군전투동원태세는 현역 군인들과 민간무력이 즉각 실전에 돌입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는 명령인데 여기에는 등화관제 훈련과 대피훈련까지 포함돼 사실상 북한 군인들은 물론 주민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명령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아직 민간인 대피훈련은 진행되지 않았지만 준군사무력인 교도대와 민간무력인 노농적위군의 비상소집은 진행되었다”며 “비상소집은 임의의 시각에 발령될 수 있어 주민들은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소식통은 “올해 교도대나 노농적위군의 비상소집 훈련은 기존과 달리 새벽 4시에 시작돼 아침 6시면 끝났다”며 “비상소집 시간을 기존보다 한 시간 앞당겼는데 이는 미국정찰위성의 감시를 벗어나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 12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전투동원태세 명령으로 간부들과 군인들의 출장과 이동이 금지됐다”며 “불빛막이(등화관제) 훈련과 비상소집 훈련을 빼면 평시보다 긴장된 것과 같은 분위기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은 “중앙에서 올해의 정세는 예년과 다르다고 하는데 이는 해마다 반복하는 꼭 같은 말일 뿐”이라며 “일각에서는 이번 전투동원태세가 국가안전보위성 사건으로 어수선해진 민심 수습용이라는 음모론도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친구들이 모이면 ‘전쟁은 배부른 고위 간부들이나 무섭겠지’라는 말들을 주고받는다”며 “잃을 것 없는 가난한 사람들은 ‘진짜 전쟁이라도 터지면 더 좋겠다’는 속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