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시예비식량 가공 지시

0:00 / 0:00

앵커: 북한당국이 주민들에게 배급하던 '전시예비식량'을 국수로 가공해서 주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국제사회에서 지원한 식량이 '전시예비식량'으로 둔갑해 있었다는 사실을 감추기 위한 조취라고 현지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쟁이 임박했음을 강조하면서 주민들에게 ‘전시예비식량’을 배급으로 풀던 북한이 갑자기 모든 식량을 국수나 가루로 가공해서 배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주장했습니다. 식량가공을 위해 각 시, 군들에 있는 량정사업소들에만 특별히 전기를 주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중앙에서 ‘식량을 그저 배급하지 말고 가공해서 주라’는 지시가 내렸다”면서 “중앙의 지시에 따라 각 시 량정사업소들에 특별히 전기를 보내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2월 28일부터 각 지역 별로 ‘2호 창고’에 저축했던 ‘전시예비식량’을 풀어 주민들에게 배급했습니다.

식량배급과 관련해 북한의 간부(관리)들은“정세가 긴장하기 때문에 전시예비식량을 긴급히 푸는 것”이라고 주민들에게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또 “앞으로 6월까지 배급을 계속 줄 것”이라고 선포해 주민들은 지금의 긴장상태가 6월까지 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배급은 공장기업소 별로 본인들에 한해 1달분씩 공급하고 있다”며 “부양가족들과 직업이 없는 사람들은 각 동사무소들에서 열흘 분씩만 공급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처음엔 통 강냉이 그대로 주었는데 지금은 각 량정사업소들에서 국수를 눌러 주고 있다”며 “통 강냉이를 가공하기 위해 량정사업소들에만 따로 전기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양강도 소식통은 ‘전시예비식량’을 가공해서 줄데 대한 지시와 관련해 “포장한 그대로 공장기업소들에 나눠 줄 경우 인도적 지원물자를 받아 전시물자로 비축했다는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포장을 벗겨 배급하라는 말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전시예비식량’은 전부 중국이나 유엔(WFP)에서 지원한 쌀(통 강냉이, 벼)들이라며 처음엔 포장한 그대로 공장기업소들에 공급했는데 여론도 나쁜데다 자칫 국제사회에 알려질 것을 우려해 가공해 주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 강냉이는 국수를 눌러서 주고 입쌀(쌀)은 그저 포장만 벗겨서 주는 정도”라며 “애초 ‘2호 창고’에서부터 포장을 모두 벗겨 내오기 때문에 배급을 받아도 어느 나라 쌀인지 확인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