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전쟁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 북한이 이번엔 주민들에게 '건식'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는 소식입니다. 전쟁대비 훈련에 지친 주민들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해 김정은 정권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이 강조했습니다.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쟁을 하겠으면 빨리 하든지 이젠 정말 못 견디겠다’, 최근 연락이 닿은 북한현지 소식통들은 김정은 정권의 전쟁소동과 관련해 거친 비난들을 쏟아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당국은 전쟁위기감을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최근 연락이 닿은 함경남도의 한 주민은 “아이들을 모두 농촌으로 대피시켜 집에 가도 반겨줄 사람이 없다”며 “괜한 전쟁소동에 애꿎은 인민들만 고생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여기 있는 사람들은 이젠 하도 들볶이니 전쟁을 하겠으면 빨리하든지, 아니면 당장 집어치워야 한다는 생각이라며 솔직히 핵전쟁을 바라는 사람이 어디에 있겠냐고 말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이 전쟁 긴장감을 계속 높여나가고 있다며 최근에는 전시비상용품으로 ‘건식’을 준비하라는 지시까지 떨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함경북도의 소식통도 “개인들이 준비해야 할 전시비상용품에 몇 가지가 더 추가됐다”며 “한주일 분의 건식과 비닐박막, 색안경(선글라스), 목이 긴 장갑과 양말, 지혈끈 등이 추가된 품목”이라고 얘기했습니다.
특히 북한당국이 인민반 회의를 통해 공개적으로 주민들에게 한주일분의 ‘건식’을 준비하라고 포치(지시)해 불안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며 평소에 kg 당 4천원을 조금 웃돌던 속도전가루(속성떡가루) 값이 6천2백원으로 올랐다고 말했습니다.
또 잘사는 집들은 속도전 가루에 미시가루를 따로 준비하지만 어렵게 사는 사람들은 통강냉이나 메주콩을 닦아(볶아) 넣는 게 전부라며 아무리 어렵더라도 전쟁이 일어날 경우에 대비해 ‘건식’만은 꼭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은 “교도대원들은 매일 벤또(도시락)를 싸가지고 훈련을 나가는데 어려운 가정들에서는 이것이 보통 부담이 아니”라면서 “간부들조차도 도대체 무슨 짓을 하자는 것인가 라며 지금의 전쟁 놀음을 비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긴장감에 지친 주민들의 불만이 마냥 높아지고 있어 지금의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되겠는지 의문”이라며 “지금의 상태가 장기화되는 것은 김정은 정권에도 결코 좋은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