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전투준비 태세 돌입

북한의 평안남도 평원피복공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노농적위대 복장으로 생산활동을 하는 모습.
북한의 평안남도 평원피복공장에서 여성 근로자들이 노농적위대 복장으로 생산활동을 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0:00 / 0:00

앵커 : 북한이 주민들에게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직장 단위에서 국방색 옷(군복)을 입고 출근하여 '최고수뇌부'를 보위하라는 것이 당국의 지시내용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당국이 직장인들에게 군복차림을 할 것을 지시했다고 현지소식통들이 전했습니다. 주민들에게 전투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하면서 군복과 같은 복장을 강요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28일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긴장된 정세에 맞게 전투준비태세에 돌입할 데 대한 중앙의 지시가 각 도 기관 기업소들에 하달되었다”며 “미국의 육해공군이 ‘수뇌부’(최고사령부)를 칠 것이니 수뇌부를 결사보위 하라는 것이 지시의 핵심내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20일부터 청진시내 모든 직장성원들이 적위대복(노농적위대원복장)을 입고 출근하라는 지시가 내렸다”면서 “중앙의 갑작스런 지시에 따라 전체 직장인들이 군복을 입다보니 도시 전체가 전투태세에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에서 학생들과 노인을 제외한 나머지 주민들은 대부분 직장과 기관기업소에 소속되어 있는데다 군인들과 사법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마저 군복 복장을 하고 있어 현재 북한내부는 마치 큰 전쟁을 앞둔 것 같은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1년에 한두 번 교도대, 적위대의 비상훈련시에만 착용하던 군복을 매일 입도록 강요하자 상당히 불만스러워 하고 있다”며 “군복이 부족해 그동안 교도대와 적위대 훈련 때 일부 주민들은 복장을 서로 빌려 입곤 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같은 날 “일상생활을 할 때에도 적위대 복장을 갖추어야 한다는 중앙의 지시가 내리자 대부분의 주민들은 정말로 미국의 공격으로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쌓여있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10월까지 전쟁준비를 끝내라’는 지시와 ‘12월 10일까지 군량미 확보를 종결하라’는 최고사령부의 지시가 연달아 내려와 주민들 속에서 한때 조국통일 전쟁설이 퍼지기도 했었다”며 김정은이 마치 금방 조국통일 전쟁을 시작할 것처럼 긴장된 정세를 조성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소식통은 “하지만 이번에는 중앙에서 ‘미국이 수뇌부를 친다’는 내용을 전하면서 전투준비태세를 강조하자 원수님이 그동안 수소탄과 장거리 로켓을 들먹이며 큰 소리쳐 온 군사강국은 ‘공기’(허풍)이라는 주민들의 비웃음이 나오고 있다”면서 “주민들까지 군복을 입혀 수뇌부를 옹위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그만큼 미국의 공격에 겁을 먹고 있다는 증거”라는 현지주민들의 씁쓸한 반응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