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은 26일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1호 전투근무태세에 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하는 "경고의 성격"이 짙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측의 “1호 전투근무태세”는 전략미사일 부대와 장거리포병 부대를 포함한 모든 야전 포병군을 상대로 내려졌습니다.
'1호 전투근무태세'는 그동안 북한 매체에 등장하지 않았던 표현입니다. 한국의 국방부 당국자들은 “최고 수준의 전투준비 태세”를 의미하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발표 방식도 이례적입니다. 그간 수차례 사용하던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이 아니라 최고사령부 성명을 통해 긴장의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였습니다.
북측의 이 같은 조치는 최근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 B-52 전략폭격기가 동원되고 북한의 국지도발에 대비하는 공동계획이 발효된 가운데 취해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측의 1호 전투근무태세가 당장 무력 도발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1호 전투근무태세가) 실질적 행동으로 옮겨지려면 개성공단을 폐쇄한다든지, 국경지역을 봉쇄한다든지, 또는 평양에 있는 외교관을 철수시키는 후속 조치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은 그런 징후가 없기 때문에 일종의 대남, 대미 경고의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합니다.
현재 북측 군부대의 이상 징후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서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남측이 군사훈련을 할 경우, 또는 대북 민간단체들이 풍선을 이용해 전단을 북쪽으로 날려보낼 경우, 북측은 이를 빌미삼아 군사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최고사령부의 이날 성명은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3년째 되는 날 나왔습니다. 북측은 25일 동해 원산 일대에서 김정은 제1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국가급” 합동훈련을 실시하는 등 군사적 긴장을 높였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위용섭 공보담당관은 북측이 앞으로 진행할 훈련 역시 “어느 상황으로 튈지 예측할 수 없다”면서, 한국군은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확고히 구축하는 가운데 북한군의 동향을 면밀히 예의주시하고,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