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의 스위스제 시계 수입이 지난달 '제로'를 기록했습니다. 스위스 정부가 지난달 전격 단행한 대북 독자제재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고위층에서 선물 등으로 인기있는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이 지난달 스위스 정부의 사치품 금수 조치 이후 전면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FHS)는 지난 5월 한달간 스위스 시계의 대북 수출이 전혀 없었다고 21일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매달 평균 20여 개씩 꾸준히 이뤄지던 북한의 스위스 시계 반입이 지난달 완전히 중단된 겁니다.
스위스시계산업협회에 따르면, 북한은 올 들어 지난 4월까지 87개, 1만1천49 스위스 프랑(1만1천140달러) 어치의 스위스제 시계를 수입했습니다.
속단하긴 이르지만, 지난 5월 18일 전격 단행된 스위스의 강력한 포괄적 대북 독자제재가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됩니다.
또 스위스가 대북제재를 충실히 이행중이라는 방증이어서 금융 등 다른 분야에서도 ‘북한 옥죄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스위스 정부는 앞서 지난달 스위스 내 북한 관련 자산의 전면 동결과 은행 계좌 폐쇄 등 금융제재와 함께 고급 시계 등 25개 사치품목에 대한 대북 금수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스위스의 대북 사치품 금수 목록에는 북한 고위 엘리트층에 인기있는 고급 시계는 물론 와인, 캐비어 등 고급 식자재와 술 등 기호품이 대거 포함됐습니다.
스위스 유학파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스위스제’ 사랑은 각별해 부인 리설주와 스위스 명품 ‘모바도’ 커플 시계를 차고 공식 석상에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또 군부와 당 간부 등 정권유지에 필요한 핵심 계층의 충성심 유도를 위해 스위스 시계를 선물로 적극 활용해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스위스제 시계 수입 규모는 2011년 11만2천 스위스 프랑(11만2천930 달러)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직후인 2012년 20만225 스위스 프랑(20만1천880달러)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김 위원장의 스위스 시계를 통한 이른바 ‘선물통치’에 점차 균열이 생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