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보위부 고위층 주택까지 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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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정권이 국가보위부를 동원해 고위급 간부들의 주택까지 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혹시 있을지 모를 실언으로 숙청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에 고위급간부들은 자녀들의 거처까지 옮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숙청당한 고위간부들 중에는 숙청 이유조차 분명히 밝혀지지 않은 채 사라진 인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이 왜 숙청됐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면서 평양시 주민들속에서 국가보위부의 고위간부에 대한 도청논란이 계속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습니다.

특히 고위층 간부들의 주택에 국가보위부가 몰래 도청장치를 설치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면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한 고위 간부들이 자신의 집에서조차 극도로 말조심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도청 공포에 시달리는 간부들은 아예 자신의 자식들을 주변의 친척집이나 다른 거처로 보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이야기했습니다.

이와 관련 최근 평양시의 한 간부 소식통은 “2013년 12월 김정은은 ‘국가보위부가 중앙당 부서들까지 도청하고 있다’는 당 조직지도부의 비판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다면 도청이 뭐가 두렵냐’고 국가보위부를 두둔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했습니다.

이후 국가보위부의 감시와 도청은 더욱 노골화돼 고위간부들의 주택까지 도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그는 언급했습니다. 국가보위부의 도청을 우려한 고위층 간부들은 집에서조차 가족들과 변변한 대화도 나누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 소식통은 또 "노동당 중앙위의 한 부부장은 자식들 오누이를 모두 평양시 외곽 강동군에 있는 외삼촌의 집에 보냈다"면서 또 다른 부부장도 자식들을 대학기숙사에 보낸 후 주말에만 약속된 장소에서 가족들이 만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평양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한 대학생 소식통도 “나와 함께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고위급간부의 자녀들은 대부분 방과 후 무리를 지어 밖에서 떠돌거나 외딴곳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최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야기했습니다.

중앙급 고위간부의 자녀들은 자신들의 언행을 국가보위부가 감시하고 있다는데 몹시 신경을 쓰며 집에 들어가기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귀가를 꺼리는 고위간부 자식들이 함께 몰려다니며 일탈행동을 일삼아 주민들의 비난을 받기도 한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들 고위간부 자식들은 집에 돌아가지 않고 무리를 지어 방황하면서 고급호텔이나 호화식당에서 방탕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입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6월 초 중앙당 간부부와 내각 육해운성 간부의 자녀들인 남녀 7명이 무리를 지어 ‘문수물놀이장’에서 놀다가 ‘해방산 호텔’에서 술을 마시고 난잡한 행동을 보여 평양시 인민보안부가 출동하는 사건도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