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017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7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아홉 번째 시간은 이경하 기자와 함께합니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준비해온 자료를 먼저 들어 보시겠습니다.
앵커) 네. 오늘 이야기 나눌 주제는 바로 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지난 9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 72차 유엔총회에서 벌였던 북한과 미국간의 외교전입니다.
기자) 예. 제 72차 유엔총회가 지난 9월 12일 공식 개막했었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상급 인사들이 대거 참여한 총회의 핵심인 일반토의는9월 19일부터 25일까지 이뤄졌습니다.
앵커) 일반 토의(General debate)가 정확히 어떤 것인지 설명해주시죠?
기자) 일반토의는 각국 정상이나 외교장관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강조하고 싶은 주장을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는 자리입니다. 이번 총회 일반토의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 등190여개국의 국가 원수 및 정상 대표들이 기조연설을 했습니다.
앵커) 1991년 남한과 북한의 유엔 동시 가입 이후 한국의 경우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현 문재인 대통령까지 모두 유엔 무대에 올라 기조연설을 했잖아요. 북한의 경우 정상급이 유엔 총회에 참석한 전례가 있나요?
기자) 북한의 경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 정상급이 유엔총회에 참석한 전례가 없습니다. 정상급 보다 낮은 외무상이 주로 참석하는데요. 올해 리용호 외무상이 참석했습니다. 올해 북한은2014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을 파견한 이후 4년 연속 참석하게 됐습니다.
앵커) 올해 유엔 총회 기간동안 미국과 북한이 말폭탄이 오고 갔는데요 .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9월19일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김정은 위원장을 상대로 '완전 파괴' '자살 임무를 맡은 로켓맨'이라고 말하며 북한을 규탄했죠?
기자) 예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내용 일부를 들어 보시죠.
트럼프: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력을 갖고 있지만 미국은 스스로와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이 연설 후 다음날인 지난9월 20일 리 외무상이 이번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뉴욕에 도착했습니다.
앵커) 리 외무상이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 파괴' 발언과 관련해 원색적으로 비난했죠?
기자)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을 강하게 비판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개가 짖는 소리에 비유하며 깎아내렸습니다. 당시 리 외무상의 발언 들어보시죠.
리용호: 개들이 짖어도 행렬은 간다는 말이 있습니다. 개 짖는 소리로 우리를 놀래려 생각했다면 그야말로 개꿈입니다.
또 당시 리 외무상은 '김정은은 로켓맨'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관들이 불쌍하다"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후 김정은 국무위원장까지 처음로 직접 나서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에 대해 직접 성명을 발표해 정면 공격했죠?
기자) 예. 김 위원장은 지난9월21 일 자신의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위협했습니다. 북한에서 최고지도자 명의의 성명이 나온 것은 전례 없는 일입니다. 북한은 통상적으로 국가 기관이나 당 외곽 기구가 성명을 내는 방식으로 공식 입장을 표명해왔기 때문입니다.
앵커) 김 위원장의 성명 발표 직후 리 외무상도 또 한 번 폭탄 발언을 쏟아냈죠?
기자) 예. 리 외무상은 지난9월21 일 저녁 숙소인 맨해튼의 호텔 앞에서 '김정은 위원장의 성명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과 '사상 최고의 초강경 대응을 고려하겠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성명에 대해 "태평양에서의 수소 폭탄 시험이 아니겠냐"며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 수위를 높였습니다. 리 외무상의 발언 들어보시죠.
리용호: 아마 역대급 수소탄 시험을 태평양 상에서 하는 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러면서 리 외무상은 김정은 위원장이 하는 일을 잘 모른다면서도, 국제 사회가 경악할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놨습니다.
앵커) 리용호 외무상의 기조연설이 있기 전부터 북한과 미국과의 설전이 극한으로 치달았군요. 주목됐던 리 외무상의 지난9월 23일 기조연설에서 어떤 발언이 나왔나요?
기자) 이번 유엔총회에서 리용호 외무상 연설의 주 내용은 예년과 다름없이 미국을 비난하는 것이었습니다. 리 외무상의 발언 들어보시죠.
리용호: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우리 공화국에 대한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에는 가차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지만...
그러면서 리외무상은 "자살 공격을 시작한 것은 다름 아닌 트럼프"라며 "미국땅의 무고한 생명들이 화를 입는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책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이번 유엔 총회 기간동안 이경하 기자가 직접 뉴욕에 가서 현장 취재를 했다고 들었는데요. 리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할 때 분위기는 어땠나요?
기자) 지난9월 19일 있었던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 연설에는 총회장이 꽉 차 있었지만 리 외무상의 연설에는 총회장의 빈자리가 곳곳에 보였습니다. 또한 리 외무상 연설 후에는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이 모두 박수를 크게 쳤지만 한국과 일본 대표부는 리 외무상의 발언에 대해 메모를 하는 등의 분주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앵커) 이번 총회에서 다른 나라들 기조연설에서도 북한이 주로 언급됐나요? 북한의 핵·미사일과 관련한 각 국가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기자) 올해 총회에서 대부분의 나라들은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습니다.
앵커) 리용호 외무상의 유엔 총회 기간 동안의 뉴욕에서의 행보가 궁금한데요?
기자) 예. 당시 자유아시아방송 보도부터 잠시 들어보시죠.
정보라: 지난해와 다름없이 올해에도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비공개로 유엔 인도주의적 대북 지원 기구 관계자들을 만나 대북지원을 호소했습니다.
유엔개발계획(UNDP)과 유니세프(UNICEF), 즉 유엔아동기금 관계자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리 외무상 일행을 만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앵커) 리 외무상이 23일 유엔본부 기조 연설 후 민간 행사로는 유일하게 친북 성향의 음악회에 참석했죠? 이경하 기자도 이 음악회를 직접 관람하면서 리 외무상 바로 뒷자리에 앉았다고 들었는데 현장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기자) 예. 리 외무상 일행은 '우륵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기조 연설 후 저녁에 뉴욕 맨해튼 '머킨 콘서트홀'에서 마련한 음악회에 참석했는데요. 이날 공연 관람 중에도 리 외무상 일행은 기조 연설에 대한 언론의 반응을 시시각각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앵커) 북한 외교관들이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뉴스를 확인하던가요?
기자) 이날 공연장에서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은 미국 애플사의 휴대폰인 '아이폰'을 통해 한국의 인터넷 포털인 '네이버'와 한국 뉴스 통신사인 '연합'을 확인하는 모습이 수 차례 포착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북한 외교관들은 이번 유엔 총회에서 미국을 맹비난하면서도 총회 기간 내내 휴대폰 등 전자제품은 미국산을 애용했다는 것입니다.
앵커) 리 외무상이 기조연설을 하는 중에도 북한 대표부 관계자들이 미국산 전자제품을 이용했죠?
기자) 놀랍게도 리 외무상의 기조연설 와중에도 북한 대표부에 앉은 북한 외교관들이 미국 전자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조정철 1등 서기관이 리 외무상의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을 담기 위해, 미국 애플사의 지능형 손전화기인 아이폰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조 서기관 등 북한 외교관들이 사용한 미국 제품들은 애플사의 아이폰 뿐만 아니라 태블릿PC, 즉 판형 컴퓨터인 '아이패드', 휴렛팩커드(HP)사의 노트북 등이었습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리 외무상이 유엔 총회 참석을 마치고 뉴욕을 떠나면서 한 말이 있죠?
기자) 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3일 인터넷 단문연결망인 트위터를 통해 리 외무상의 유엔 연설 내용을 비판하면서, 리 외무상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각을 되 읊은 것이라면 그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리 외무상은 뉴욕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누가 더 오래 가는가는 그 때 가보면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뒤 일체의 질문을 거부한채 차량에 올라탔습니다.
앵커) 네, 이경하 기자 잘 들었습니다. 내년 유엔 총회에서도 미국과 북한 간에 어떤 말이 오고 갈지 관심이 가네요.
자유아시아방송의 2017년 10대 뉴스 9편 '북한 리용호 외무상 유엔서 외교전'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개성공단 불법가동' 편을 보내 드립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