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가 상업용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영변 원자로 가스 흑연 원자로가 재가동되었다는 추가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 산하 한미연구소가 운영하는 북한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지난달 19일 촬영된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북한 영변의 5메가와트급 가스 흑연 원자로가 재가동되었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연구소에 이와 같은 분석을 제시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국제안보협력센터의 닉 핸슨(Nick Hansen) 연구원은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원자로 냉각시설에서 뜨거운 물 이른바 ‘온배수'가 인근 구룡강으로 흘러 들어 수증기를 발생시키는 것을 토대로 이같은 주장을 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핸슨 연구원 : 원자로에서 끓여진 매우 뜨거운 물이 배출돼 강물과 맞닿으면서 수증기가 발생한 것입니다. 제가 위성사진으로 주변을 다 둘러보았지만 다른 보일러는 없었습니다.
온배수는 원자력 발전소 등에서 수증기를 냉각하는 데 사용하고 나서 하천이나 바다에 방출하는 따뜻한 물을 말합니다. 원자로는 노심의 핵반응에서 나오는 열기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데 그 과정에서 터빈을 통해 증기가 생성되고 온배수를 배출합니다. 북한은 지난2008년 폭파된 냉각탑을 대신하기 위해 올 여름 새로운 냉각체계를 완공했습니다. 핸슨 연구원은 온도 차이가 나는 강물과 온배수가 닿으면서 수증기를 발생시키는 것은 원자로가 가동된다는 정황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핸슨 연구원은 또 지난 몇 년간 분석한 결과 해마다 이맘때 쯤이면 나타나던 원자로 주변에서 곡식말리는 장면이 올 가을에는 관측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핸슨 연구원 : 지난해 이맘때에도, 심지어 올 봄에도 주차장이나 길에 옥수수 같은 곡물을 말리는 것이 목격됐습니다. 그런데 지난 8월 경부터 원자로 가동을 시작하면서 자동차나 사람이 분주하게 드나들게 되니 곡물을 말릴 수 없게 된 것 같습니다.울타리 너머 원자로 북쪽에는 지금도 곡물을 햇볕에 말리기 위해 내놓은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의 핵과학자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와 북한이 지난 봄 주장한 바를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 같다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도발적인 언동으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던 지난 4월, 2007년 6자회담의 합의에 따라 가동을 중지한 5메가와트 흑연 감속로를 재가동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핸슨 연구원은 앞서 11일에도 ’38 노스’ 웹사이트에서 증기 터빈과 발전기가 들어 있는 원자로 인근 건물에서 흰색 증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지난 8월 31일 위성사진에서 관측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당시 증기의 색깔과 양으로 미뤄 원자로가 재가동에 들어갔거나 거의 재가동 단계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영변의 5메가와트급 가스 흑연원자로에서는 연간 핵무기 1개를 제조할 수 있는6킬로그램의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