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오징어잡이 철 맞아 유가 상승

8월 들어 국제 원유가격이 70달러를 넘어서는 가운데 북한에서도 국제유가 상승 영향과 낙지철(오징어)을 맞아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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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기자가 보도합니다.

올해 초 리터당 1천300원대에 그쳤던 서울지역 휘발유 가격이 8월 들어 2천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보다 근 40% 증가한 셈입니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가격은 24일 현재 배럴당 73.89달러까지 올랐고 앞으로 이런 추세라면 배럴당 80달러를 거뜬하게 넘길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국제유가가 오르는 것은 지난해 미국 발 금융위기로 인해 침체됐던 세계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개도국, 즉 발전도상국들을 중심으로 원유수요가 늘어나면서 전반적으로 유가가 오름세를 보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때를 같이해 북한에서도 8월 들어 원유가격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한 함경북도와 함경남도 지방을 비롯한 전반적 지역에서 휘발유는 1kg당 5천800원, 디젤유는 1kg당 3천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휘발유 1kg당 4천300원, 디젤유 2천800원을 기록했던 신의주 가격보다 휘발유는 무려 1천500원, 디젤유는 200원 가량 높은 가격입니다.

북한에서 휘발유 가격이 급등하는 원인은 7~8월 들어서면서 동해안에서 낙지(오징어)잡이 철을 맞아 많은 배들이 항해를 하기 때문이라고 북한 사정에 밝은 한 중국 동포가 말했습니다.


“기본은 낙지(오징어)철이 되면서 많이 올랐습니다. 낙지철에 배기관들이 다 뛰면서 6월 달에 2천500원, 7월에 들어서면서 2천700원 하더니만 한 달 사이에 거의 3천원까지 올랐습니다.”

오징어 잡이가 한창인 함경남북도 지방에는 김책제철 연합기업소와 성진제강소 등 큰 기업소들에 배정된 원유가 빼돌려져 수산사업소들에 나가고 있고, 평안남북도 등 내륙 지방에는 해당 지역 군부대들에서 빼돌려진 원유가 개인들의 손에 넘어가고 있다고 이 중국 동포는 말했습니다.

북한에서의 이러한 유가 상승은 국제유가의 변동에 따라 오르내리는 한국과 달리 자체의 수요에 급증함에 따라 오르내리는 측면이 강하다고 과거 북한에서 무역사업에 종사했던 탈북자들은 말했습니다.

즉 해외 시장에 직접적으로 수출입을 하지 못하는 북한에서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은 국제시장의 가격변화의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자체의 수요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실례로 지난해 7월 국제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었다가 올해 초 배럴당 4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을 때도 북한에서 유가는 떨어지지 않고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여 왔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북한에서의 유가상승은 낙지(오징어)잡이와 대구 잡이 등 바닷가에서 성수기를 맞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 원화 가치가 나날이 하락하면서 앞으로 국제시장에서 원유가격이 변해도 여전히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