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라진항의 일부 부두 사용권한을 수십 년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의 라진항 개방 조치를 포함한 외국자본 유치 노력이 북한 전체의 개혁과 개방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합니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동아시아담당 부총재 고문은 북한이 라진항을 중국에 개방함으로써 단기적으로 북중 관계 진전이라는 이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 10년 전부터 두만강 유역을 개발하면서 지린성에서 동해로 연결되는 항구를 원했으며 북한 측도 중국에게 라진항을 임대해 개발을 맡김으로써 외국자본을 유치하고 부두 사용료를 비롯한 수입을 얻길 원하고 있어 북한의 라진항 개방은 서로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북한이 지난해 말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데 항의해 유엔개발계획이 주도하는 두만강개발계획에서 탈퇴했지만 지금은 두만강 주변 지역을 개방하겠다는 것이 북한의 전략적 사고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Babson: Opening up the Tumen area for trade and investment is part of their current strategic thinking.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의 대북 투자를 비롯한 국제사회와 북한의 경제협력이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개방에 나서 미국을 포함한 주변국과 정상적인 관계를 맺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중국 칭화대학교의 리우장용(Liu Jiangyong) 교수도 9일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 회견에서 북한이 라진항을 중국에 임대한 것은 북한이 앞으로 적어도 경제 분야에서만큼은 외부에 더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겠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라진항 임대소식을 포함해 최근 연이어 나오고 있는 북한과 중국 간 경제 협력 동향을 신중하게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 선임연구원은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라진항을 중국에 임대했다는 보도를 접하긴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파악하기 어렵다면서 북한과 중국이 단지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 일을 추진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정치적 동기가 있는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언론도 한국 정부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나진항의 사용 권한을 중국과 러시아에 제공한 일이 실제 대북 투자와 주변 지역 개발로 이어지는지는 더 두고 봐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참석 중인 지린성 옌볜조선족자치주의 리룽시 당위원회 부서기는 지난 8일 언론 매체들과의 회견에서 북한 당국이 2008년 10년간 중국 기업에 제공했던 라진항 부두 사용권을 10년 더 연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러시아에도 신규로 50년 동안 라진항 부두 사용허가를 내줬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