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들, 자신들이 못사는지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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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최근 발표한 <남북지표>에서 한국의 경제력이 북한보다 37배나 앞선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이제는 북한 주민도 북한이 못사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다고 미국 민간단체의 대표가 전했습니다. 또 이것은 후계자 김정은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제 북한 주민도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자신이 가난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북한에 식량과 의약품 등을 지원하는 미국 민간단체의 대표가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힌 내용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본부를 두고 매년 두 차례 이상 직접 북한 주민을 지원하는 이 민간단체의 대표는 최근 북한에서 혼란스러운 일이 많고 지원활동을 통해 외부 사람들이 드나드는 가운데 "북한 주민 사이에서 유독 북한이 못사는 것을 점점 깨닫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가난하다 해도 다른 나라와 같은 입장인 줄 알았는데 미국의 지원 물품이 들어오고, 외부 사람과 접촉을 통해 '북한이 상대적으로 못사는 국가'라고 표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게 이 민간단체 대표의 설명입니다. 또, 이를 우려한 북한 당국의 단속도 심해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이 힘을 보여주기 위해 화폐 개혁과 한국의 천안함 공격, 연평도 포격 등 일을 저질렀지만 오히려 북한 주민 사이에서 후계자로 공식화된 김정은을 반대하는 분위기를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다고 민간단체의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또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내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확산하고 각종 전기제품을 비롯해 화장품과 의약품, 의복은 물론 조미료와 행주에 이르기까지 선호하지 않는 한국 물건이 없어 북한이 상대적으로 못 산다는 인식은 이미 북한 주민 사이에서 널리 퍼져 있습니다. 이제 북한 주민에게 한국 물건은 고급품, 한국 문화는 선진국 문화로 각인되었다는 설명입니다.

이와 함께 새해가 됐지만 식량과 전력 부족 현상이 여전한 데다 환율과 장마당 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각종 사업과 전투에 따른 생활고 때문에 북한 지도부에 대한 주민의 불만은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통계청이 지난 5일 발표한 <남북지표>에 따르면 국민총소득, 무역액, 각종 생산량, 국가 예산 등 한국과 북한의 경제력 격차가 무려 37배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의 전체 경제력을 합쳐도 한국의 도시 하나 수준 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5일 발표한 '연합성명'을 통해 한국과 북한 간 무조건적인 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습니다. 2012년 강성대국을 앞두고 경제적 지원이 절실한 북한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 지원을 확보하고 김정은 후계체계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국 대사를 비롯해 미첼 리스 워싱턴 대학교 총장 등 전직 관리와 한반도 전문가들도 5일 자유아시아방송과 한 회견에서 올해 북한이 신년 공동 사설에서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듯이 경제적 지원이 매우 필요하다는 배경을 강조하며 (North Korea needs aid for 2012) 올해 남북 관계는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