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총련에 일 민주당 공략 지시

북한이 일본에서 민주당 정권이 탄생할 것에 대비해 재일본조선인 총연합회(조총련)에 대해 민주당을 공략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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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이 일본의 대북 정책을 누그러뜨리려고 조총련에 민주당을 공략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산케이 신문이 전했습니다.

이 신문은 북한 노동당에서 조총련을 담당하는 '225'로 부르는 대외연락부가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것에 대비해 지난 7월 초순 조총련에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신문은 또 북한의 대외연락부가 민주당의 지원조직인 노동조합의 영향력을 이용하라고 조총련에 민주당에 대한 공략 방법을 구체적으로 지시했다고 전하면서, 민주당을 지지하는 옛 총평계 노동조합이 북한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의 대외연락부는 만경봉 92호에 대한 입항 금지 조치가 재일 조선인의 인권 문제라는 점을 부각시켜 금지 조치 해제를 민주당과 총평에 호소하라는 지시도 조총련에 함께 내린 것으로 밝혔습니다.

한편 오는 16일 정식 출범하는 민주당의 하토야마 정권은 오카다 가쓰야 당 간사장을 외상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57세인 오카다 외상 내정자는 민주당의 정조회장, 간사장, 대표를 역임한 인물로, 그가 대북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갈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다만 그가 일본 국내는 물론 외국과 대화를 중시한다는 정치 철학을 갖고 있어 북한에 대해서도 '압력'보다는 '대화'를 중시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또 민주당은 관료가 주도하는 현재의 행정 체제를 정치가가 주도하는 행정 체제로 바로 잡겠다고 벼르고 있어 오카다 외상 내정자가 외무성 관료들을 제치고 직접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행사할 것으로 내다보입니다.

한편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납치피해자 가족모임의 요청을 받아들여 새로 출범하는 민주당 정권에 나카야마 교코 납치문제 담당 총리 보좌관의 유임을 요청하겠다고 7일 밝혔습니다.

가와무라 관방장관은 "납치문제는 초당파로 대응해 할 국민적 과제"라고 지적하면서 "정권이 바꾸어도 납치문제에 대한 국민 여론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카야마 총리 보좌관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어 가족 모임이 그의 유임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 정권이 자민당 소속 참의원 의원인 나카야마 보좌관에 대한 유임 요청을 받아들일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