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예상되는 북한 경제 Q/A

북한 경제가 다시 마이너스/미누스 성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북한 경제는 2009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데 이어서 올해에도 마찬가지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됩니다. 마이너스 성장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는 남북 교역의 감소를 비롯해 농작물 생산의 감소, 제조업 생산의 부진 등이 꼽힙니다. 이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북한 경제가 또 마이너스 생산을 나타내고 있다는 좋지 않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이에 관한 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주시지요?

기자: 한국의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에 그러한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은 7월 6일 '6월 북한경제 동향'이란 보고서를 내고 지난해 북한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0.9%를 보였으며 올해에도 교역량의 감소로 같은 추세를 이어간다고 내다봤습니다. KDI는 그런 이유를 북한의 무역 증가율이 분명하게 마이너스를 기록하기 때문이라면서 남한을 포함한 대외 교역의 감소가 북한 경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은행은 6월 24일 '2009년 북한 경제 성장률 추정 결과'라는 보고서를 내고 작년 북한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0.9% 감소하면서 플러스/플루스 성장에서 다시 하락세로 반전했다고 발표를 했습니다. 북한 경제는2008년 플러스3.1%의 성장을 한 바 있습니다.

앵커: 북한 경제가 다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는 것입니까?

기자: 2009년의 마이너스 성장은 우선 냉해로 옥수수를 비롯한 농작물의 생산이 감소했기 때문 입니다. 또한 전력과 원자재가 부족해서 제조업 생산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국은행은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로 중유와 원/부자재 공급이 줄어 북한의 무역과 제조업이 저조해 이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KDI는 1990년대 이후 무역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때 북한 경제가 플러스 성장을 기록한 해는 한 차례도 없었다면서 남조선을 포함한 대외 교역의 감소를 마이너스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북한이 하는 전체 교역의 30%를 차지하는 남북 교역은 천안함 사태로 중단됐습니다. 교역 중단은 북한의 경제 성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또 KDI는 북한 당국이 경제 원리를 거스르면서 시장 통제만을 고집한다면 1990년대 후반의 경제 위기가 재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북한 경제에 중요한 남북 교역이 감소하는 생생한 사례를 하나 들어주실 수가 있나요?

기자: 한국 통일부가 6월 24일 내놓은 자료가 있습니다. 5월에 있었던 남북 사이의 교역은 총 1억5천652만5천 달러로 전달의 1억8천998만 달러보다 17.6% 줄었습니다. 자세히 보면 반입액과 반출액은 각각 9천717만2천 달러와 5천935만4천 달러로 전달의 수준보다도 6.8%와 30.8% 감소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한국 정부가 북한이 일으킨 천안함 사태에 대해서 교역 중단이라는 강경한 제재 조치를 취한 여파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북한 경제가 이 같은 부진한 양상을 보이면서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까?

기자: 북한 경제가 중국에 더욱더 의존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북한은 남북 관계의 경색으로 큰 교역 상대가 사라진 데다 유엔의 제재로 국제 사회의 외면을 받다 보니 중국 외에 활로를 찾을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 결과 올해 1-5월 북한과 중국 간의 무역은 9억8천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8.1% 증가했고 같은 기간 북한이 중국에서 도입한 식량도 11만 톤으로 41%나 늘었습니다. 북한은 이밖에도 '경제기술협조에 관한 협정' 체결, 신압록강대교 건설, 라진/청진/단천항의 이용권 부여, 단체 관광의 합의 등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앵커: 북한 당국이 외자를 유치하려고 올해 1월 설립한 조선대풍국제그룹의 실체를 둘러싸고서 의혹이 커진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것은 무슨 이야기입니까?

기자: 한국의 7월 5일자 중앙일보를 보면 북한은 평양과 홍콩,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대풍' 이름이 들어간 회사를 모두 4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지분 거래와 대표 임명 등의 과정에 뭔가 석연치 않은 점이 드러나고 있다고 합니다. 더구나 조선족 중국인인 대풍그룹의 박철수 총재는 남북 교역의 과정에서 외국환거래법 위반으로 2002년 7월 부산지방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 유예 2년의 형을 받았습니다. 홍콩 대풍국제투자공사의 주소가 회계법인의 주소와 동일하다는 점은 이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위장 기업이란 결정적 증거입니다. 국제적으로 이름 있는 회사가 대풍그룹의 전후좌우에 관한 사정을 알면 이 회사에 투자하지는 않는다고 보입니다.

앵커: 북한이 마이너스 경제 성장률을 보이면 중국에서 식량을 활발히 구매해 와도 식량 사정은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보입니다. 한국은 식량 사정을 현재 어떤 상태로 파악하고 있습니까?

기자: 한국의 현인택 통일부 장관은 6월 23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에 출석해 북한의 식량난과 관련해 "올해 최저 50만 톤에서 100만 톤 가량의 식량이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현 장관은 올해 1-4월에 중국에서 예년보다 많은 곡물이 들어왔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말했습니다. 이보다 앞서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1월 공개한 '2010년 북한의 식량 수급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감자를 포함한 북한의 작년 곡물 생산은 380만 톤-400만 톤으로 전년도 431만 톤보다 11.8% 줄어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올해 식량 수요가 523만 톤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하게 작년 생산량과 비교한다면 123만-143만 톤이 부족하고 중국 등지에서 들어온 곡물 수입을 고려해도 대략 100만 톤이 부족하다고 전망한 바 있습니다.

앵커: 북한이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경제에서 탈피하려면 어떤 정책을 취해야 합니까?

기자: 개혁/개방의 길로 나가면 됩니다. 북한 정권이 지금과 같은 경제 체제를 가지고는 성장의 길로 나갈 수가 없다는 점은 이미 판명이 났습니다. 북한 경제가 파탄의 지경에서도 나름대로 돌아갔던 이유는 남조선을 비롯한 국제 사회의 경제 지원, 인민이 자체적으로 형성한 장마당, 중국과 하는 밀무역, 남조선과 하는 교역 등입니다. 이는 북한이 경제적으로 성장을 하려면 개혁과 개방으로 나가는 방법 이외에는 별다른 묘수가 없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문제는 북한 정권이 안타깝게도 이와는 반대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개혁/개방으로 나가면 그동안의 실정과 독재가 드러나서 결국 정권을 내놓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북한 정권은 장마당을 폐쇄한 가운데 필요상 일시적으로 허용하며 아직까지 계획경제를 고수하는 등 시대의 흐름과는 맞지 않는 경제 정책을 시행하는 한편 독재 체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다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북한 경제를 허형석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