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취임사 들은 북한은 불편한 마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연설을 듣고 북한 당국은 그리 편안하지 못했으리라는 전문가의 지적이 나왔습니다.

양성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식 연설에서 북한과 이란의 핵개발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의 적대국하고도 협력해 핵으로 비롯되는 위협을 감소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테러 집단이나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는 독재자들은 반드시 물리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Obama: For those who seek to advance their aims by inducing terror and slaughtering innocents...you cannot outlast us, and we will defeat you. 테러를 자행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학살하면서 목적을 이루려는 사람들은 미국을 결코 능가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이 사람들을 물리치겠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패와 협잡을 통해서, 또 반대파를 숙청하면서 권력을 유지하는 독재자에게 역사에 잘못된 편에 서 있다는 점을 일깨워 주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그 독재자가 주먹을 펴고 철권통치를 포기하려 한다면 미국도 그에게 손을 내밀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호주의 국제 정책 연구소인 로이 연구소(Lowy Institute for International Policy)의 마이클 풀리러브(Michael Fullilove) 국제문제(Global Issue) 담당 국장은 이러한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들은 북한 측은 편안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언급한 부패와 협잡을 통해서 정권을 유지하는 나라에 북한이 포함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Fullilove: I don't think they can take any comfort from it. Because he did challenge those regimes in the world who rule by corruption and deceit. 북한 당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편안함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부패와 협잡으로 통치하고 있는 정권에 도전했기 때문입니다.

풀리러브 국장은 21일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연설과 미국의 외교정책'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마치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그같이 말했습니다.

분쟁의 씨앗을 뿌리거나 내부 병폐의 책임을 서방 세계에 전가하는 이슬람 지도자들은 국민에게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 정권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고 풀리러브 국장은 지적했습니다.

현재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풀리러브 국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과거의 적대국들과 함께 핵으로 비롯되는 위협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것에는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진 6자회담도 해당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날 함께 토론회에 참석한 미국 외교협회(CFR)의 마이클 거슨(Michael Gerson) 선임 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핵무기의 확산 문제를 언급한 것은 특히 이란과 북한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 참여하기도 했던 거슨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 가운데 나오는, 공포정치를 일삼는 독재 정권 중 하나로 지목됐다는 우려를 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대결을 위한 주먹을 펴는 정권에 손을 내밀겠다고 한 발언은 북한을 비롯한 이른바 불량국가에 먼저 기회를 줘 보겠다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적절한 언급이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