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함경북도 청진시를 비롯한 북한의 큰 도시들에서 간부들이 집을 지어 되파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북한을 왕래하는 중국인 무역업자가 1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얼마 전 청진시 송평구역 당 6과 부부장을 비롯한 외화벌이 소장 11명이 집 한 채에 북한 돈 1,200만원(한화 약 400만원)에 되팔아 폭리를 챙기는 사례를 비롯해 부동산 투기가 일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살집을 하는 간부들도 대부분 있지만, 시내도 가까우면서도 반(半)농촌 같은 데로 가거든요. 실제로 자기가 힘이 있을 때 거기다 집을 짓습니다. 짓고 그 다음에 마지막에 그것을 처리하지요. 만약 50평되는 집을 팔았다면 그 돈을 가지고 나남에 가서 그 집의 3배 4배 되는 집을 사거든요.”
간부들은 신암구역 신진구와 같은 해안가 주변의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곳에 집 자리를 명시 받고, 국가건설사업소인 도시건설사업소에 지시를 내려 집을 짓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신진구는 대남연락소 외화벌이 회사와 같은 무역기관들이 밀집되어 있고, 항구와 어우러져 집 가격이 다른 지방에 비해 2배 이상 비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의 주택들은 집안에 고급벽지를 바르고, 상수도 시설을 갖추고 자그마한 정원까지 있는 전형적인 전원주택이라고 올해 청진을 떠나온 탈북자는 말했습니다.
간부들은 주택을 단속하는 기관의 눈을 피하기 위해 1동 2세대 주택으로 짓고 친인척이나 사회 취약계층을 동거로 들여 임시로 살게 하다가, 자기가 은퇴한 후에는 그들에게 약간의 돈을 주어 내보낸 다음 팔아버린다고 이 탈북자는 전했습니다.
간부들의 이러한 투기 행위는 자신들이 은퇴하거나 직업을 내놓을 경우, 특별한 국가의 사회보장 정책이 없기 때문에 직권이 있을 때 큰 '목돈'을 마련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간부들의 주택 투기가 심화되자 북한 당국도 중앙당 검열 그루빠를 파견해 집중 단속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9월 평안남도 덕천시당 조직비서와 같은 간부들의 주택 투기행위가 발각되면서 조직된 주택 검열 그루빠는 전국의 큰 도시들에 파견돼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이 무역업자는 전했습니다.
청진시에 파견된 40여명의 중앙당 검열 그루빠들도 수십 명의 청진시 간부들의 집을 전부 몰수하고 지방으로 추방했고, 송평구역당 부부장은 당책벌을 받고 지방으로 좌천되었다고 이 중국인은 전했습니다.
일반 주민들 사이에서도 국가 집을 팔고 사는 행위가 노골화되어 주택 검열 그루빠는 거래된 집값만큼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