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얼마 전 북한에서 지하교인 23명이 보위부에 적발돼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던졌는데요. 북한도 표면적으론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주장하는데, 종교인을 탄압하는 이유가 뭘까요? 과연 북한에도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있기는 있는 것일까요?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역이나 민족에 따라 종교가 다르긴 하지만, 인류는 역사 이래 종교와 더불어 발전해 왔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종교가 없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인간은 왜 종교를 필요로 할까. 인간은 스스로 한계상황에 부딪쳤을 때 종교에 의지하게 된다는 게 종교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지구상에는 종교생활을 허용하지 않는 몇 몇 나라가 있습니다. 그 중 대표적인 나라가 북한입니다. 물론 북한 헌법에 종교의 자유가 명시돼 있습니다.
한국에서 교회 목사로 활동하고 있는 탈북자 박광일 씨의 얘기입니다.
박광일: 북한은 종교가 체제 유지를 하는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한 나머지 정권 수립 이후 지금까지 종교를 탄압해왔습니다.
식량난 등으로 사회가 불안해지기 시작한 1990년대 중반부터 북한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이 비밀리에 확산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 봄에도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지하교인 23명이 보위부에 적발돼 주동자 3명은 사형에 처해지고, 나머지 20명은 15호 요덕관리소로 보내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평성 지역뿐만 아니라 신의주에서도 신앙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내 탈북자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얼마 전 내부 소식통을 통해 알아낸 이 사건은 북한에 비밀지하 교회가 존재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처벌이 엄중해 질수록 종교의 활동도 더욱 은밀해 지는 법. 이런 이유로 북한 당국은 최근 중국을 자주 오가는 북한 주민들과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의 종교인들을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사실 북한에도 불교 사찰이 있고, 기독교 교회와 천주교 성당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대외 선전용입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북한은 지난 1989년 세계청년학생축전을 평양에 유치하면서 평양에 교회와 성당 등을 건립했습니다. 이를테면 봉수교회나 칠골교회가 바로 그것인데요. 그 곳에서 예배를 할 때 모습을 보면 겉모습은 남쪽 교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북한에서도 종교인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유가 신앙 차원에서가 아니라, 마치 북한에도 종교와 신앙의 자유가 있는 것처럼 보여주기 위한 것입니다. 북한의 종교단체는 노동당 대남부서 중 하나인 통일전선부에 소속돼 있습니다. 결국 북한의 종교인은 대남 사업을 수행하는 요원에 불과한 것입니다.
탈북자 박광일 씨입니다.
탈북자: (그리스도교연맹에 소속된) 사람들은 남조선이나 해외 종교인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기 때문에 연맹에 들어가기 전에 “그 어떤 자본주의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당에 충성하겠다”는 다짐을 해야 합니다.
산속의 절도 다를 게 없습니다. 외견상 스님은 있지만, 이들의 주요 업무는 사찰과 문화재 관리에 국한돼 있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사찰 관리자가 스님 행세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스님을 그냥 ‘출퇴근 중’ 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