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식당, 중 남부지방선 찾기 힘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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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외화벌이 효자 사업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는 중국과 동남아 각지에서 벌이는 북한식당 영업입니다.

그러나 식당영업 전망이 좋은 중국의 남방지역에는 상하이와 광조우를 제외하고는 북한 식당을 찾아볼 수가 없다고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중국에서 김준호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의 외화벌이 효자사업으로 꼽히는 북한 식당들은 베이징을 비롯한 중국의 동북지방의 웬만한 도시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수도 베이징은 물론 중국의 동북 3성(요녕성, 길림성, 흑룡강성)의 도시 중 한국사람과 중국 조선족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엔 빠짐없이 북한 식당들이 성업 중에 있습니다. 20대 초반 여성들의 상냥한 봉사와 함께 북한의 춤과 노래를 곁들인 공연을 보여주는 영업방식은 현지손님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중국의 동북지방 도시보다 소득수준이 높고 한국사람들이 많이 진출해 있어 영업이 잘 될 것으로 기대되는 중국 남방지방에는 상하이(上海)와 광조우(廣州)를 제외하고 북한식당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상하이에서 북한과 합작으로 북한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사업가 한연숙(가명, 50대)씨는 자유아시아 방송(RFA)과의 전화통화에서 “한국의 대기업들이 많이 들어와 있는 중국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에 조선 식당을 하나 더 열고자 했지만 소주 시정부의 비협조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주 시정부의 비협조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 이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조선 식당의 영업비결은 젊은 조선 여성접대원들의 상냥한 봉사와 그들이 펼치는 공연인데 그들을 고용할 수 없었다”며 이는 사실상 조선식당 여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선양에서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 국적의 조선족 사업가 김수학(가명, 50대)씨도 “2년 전쯤 중국 선양과 단동에서 조선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조선의 ‘민족보험총회사’에서 중국 소주에 조선식당을 열 수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부탁해 왔지만 식당에서 근무할 조선 여성들을 상주 시키기 어려워 포기 했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RFA)에 밝혔습니다.

“조선식당에서 일할 접대원들이 중국에 상주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 성 정부 노동국으로부터 노동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당시 강소성 노동국에서 이들의 노동허가를 거절했다”고 김씨는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김 씨는 “중국 당국이 그들의 노동허가를 거부한 이유는 따로 설명이 없어 잘 모르겠지만 혹시 그들 중 일부가 탈출하는 경우를 우려한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의 최대 잡화 도매상 단지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중국 절강성(浙江省) 이우(义烏)시의 한인회 관계자는 “이곳에 북한식당이 들어서면 명물이 될 것” 이라며 “한국사람들도 많이 진출해 있고 동남아국가 사람들은 물론 러시아, 중동의 아랍 상인들도 많기 때문에 북한식당이 들어서면 큰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가까운 항조우(杭州)나 닝보우(寧波) 같은 도시에는 한국인들이 몇 만 명씩 상주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식당이 성공할 만한 곳인데도 아직까지 북한식당을 찾아볼 수 없는 게 이상한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습니다.

이같이 사업전망이 밝은 중국 남방지역에 북한식당을 열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앞서 말한 김수학 씨는 “조선 당국자들의 새로운 시장개척에 대한 적극성이 부족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북한당국의 적극성 부족을 거론했습니다. 중국지방정부의 접대원 체류 허가 문제는 조선정부의 적극적인 문제해결 노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풀릴 수 있는 문제라고 진단했습니다.

중국에서 외자기업의 투자자가 자국인을 포함한 기타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해서는 해당지역 성정부의 노동 허가를 취득 해야만 장기체류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전적으로 각지방 성 정부가 판단하여 처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