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새학기 학용품ㆍ교과서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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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4월 1일 새 학기를 앞두고 학용품과 교과서 등을 제작하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자재와 원료가 부족해 공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요즘 북한에서는 4월 개학을 앞두고 지역별로 학교 지원 사업이 한창입니다.

북한의 내각 기관지로 알려진 ‘민주조선’은 3월 13일자 신문에서 “새 학년도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관련 공장들과 기업소의 일꾼들은 어느 때 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새학년 때 가장 필요한 것은 학용품과 교구입니다.

그러나 자재와 원료가 부족한 북한에선 20년 넘게 정상적으로 배급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배급되는 물건도 관련 일꾼들이 빼돌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탈북자들은 전합니다.

북한 교원 출신인 탈북자 이나경 씨의 말입니다.

이나경: 공장에서 생산된 물건이 부족해서 배급이 거의 되지 않는다고 봐야죠. 게다가 생산돼 나오는 물건도 간부들이 중간에 장마당 등지로 빼돌리기 일쑤입니다. 솔직히 책가방이며 필갑, 연필 등 학용품은 각자가 알아서 장만해야 합니다.

사정이 좀 낫다는 평양 역시 어렵기는 마찬가집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학부모들은 매년 이 시기만 되면 동분서주합니다. 주로 장마당이나 외화상점에서 비싼 값을 주고 학용품 등을 구입합니다. 이런 이유로 북한의 대부분의 학생들은 아껴 쓰는 게 생활화 됐습니다.

지우개나 연필처럼 소모품이 아니면 모든 물건은 형제자매가 물려 쓰고 있는 형편입니다. 교과서의 경우도 마찬가집니다. 달아서 사용할 수 없을 때까지 동생들에게 물려줍니다.

문제는 학생들에게 지급돼야 할 교과서가 장마당에서 돌아다닌다는 것입니다. 먹고 살기 힘들어 학교에 가지 않는 학생들이 장마당에 교과서를 내다 파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과서가 비교적 높은 가격에 거래가 되기 때문입니다.

한때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교과서 종이를 북한에 지원해주기도 했지만, 북한 당국이 다른 용도로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영환 팀장입니다.

이영환: 2000년대 들어 국제사회에서 북한에 수십 만톤의 교과서 종이를 지원했는데요. 하지만 지원데요종이가 아이들의 교과서 종이로 사용되기 보다는 중앙당에서 서류 종이로 많이 사용됐습니다.

북한은 1996년부터 새 학년도 개학일을 9월 1일에서 4월 1일로 바꾸었으며, 3월을 ‘학교지원 월간’으로 정해 교재 준비와 교과과정 점검, 교과서와 학용품 공급 등 개학 준비 기간으로 정해 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