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9일 정권 수립 61주년을 맞아 각종 기념행사를 열었지만, 특이동향은 없었습니다.
다만,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영도체계를 강조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지원을 받고 체제 안정을 꾀하고 있지만, 최근 미국과의 핵 협상이 빗나가면서 북한이 목표로 삼고 있는 '2012년 강성대국' 건설도 구호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입니다.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선중앙TV: 우리는 국방위원회를 중추로 하는 국가영도체계를 백방으로 강화하고 정권기관 안에 당의 유일적 영도 밑에 한결같이 움직이는 강한 혁명적 규율을 세우며….
북한의 핵문제로 미북관계가 중대 국면을 맞고 있는 가운데 북한은 8일 정권수립 61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에서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하는 국가영도체계”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4월 제12기 1차 최고인민회의에서 헌법 개정을 통해 대폭 강화된 국방위원회의 권한과 역할을 재차 언급한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 체제의 어려움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주민 결속용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정권 수립 61주년을 맞은 북한은 아직도 식량난에 허덕이며 국제사회에 식량 원조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북한을 돕는 일부 지원 단체들은 지방의 경우 굶어 죽는 주민들이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의 통제 기능이 지방에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탈북자 이나경 씨입니다.
이나경: 저도 최근 들은 얘기인데요. (북한 당국이) 너무 오랫동안 주민들을 속이고 통제하니까 (당국이) 통제만 하면 ‘갈비를 내대라 죽일려면 죽여라’ 하는 식으로 말을 안 듣고 그렇습니다. 북한 주민들도 갈수록 굉장히 불만들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북한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북한 당국은 김일성 주석의 100세 생일이 되는 오는 2012년을 ‘경제 강성대국’이 시작되는 초석의 해로 삼겠다며 주민들에게 선전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북한의 상황으로서는 ‘강성대국’이란 목표를 주민들에게 제시함으로써 체제안정을 꾀하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숩니다.
김용현: 오늘날 북한체제의 실질적인 어려움, 그리고 주민의 결속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가운데 2012년 강성대국을 제시함으로써 주민들에게 현재 보다는 미래를 보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그런 부분들을 강조한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지난해 한국에서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북한의 경제는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경제지원을 받고 체제 안정을 꾀하려고 했지만, 최근 미국과의 핵 협상마저 지지부진 해 이마저 힘들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유엔 안보리와 오바마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제재가 계속돼 ‘북한체제 붕괴론’이 되살아나는 양상입니다.
정권 수립 61주년을 맞은 북한의 미래가 어둡기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