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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학생들도 최근의 남북한 정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대남강경노선에 신물이 난 주민들도 대남유화정책과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는데요.
서울에서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천안함 사건은 물론 금강산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고 있다. 5월 20일에 한국정부가 ‘천안함 조사결과’를 발표한다는 것까지 다 알고 있다.”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대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다는 김씨는 최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김씨는 자신이 “군대에서 제대된 후 청진시 모 대학에 입학한 대학생”이라고 소개하면서 “농촌동원 준비를 하기 위해 국경지역에 있는 집에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의 대학생활에 대해 김씨는 “대학 기숙사가 3분의1은 비어있다”며 “식량문제 때문에 기숙사에서 학생들을 잘 받아주지 않는다”고 대답했습니다.
특히 “천안함 사건과 금강산 사건의 주범이 누구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우리(북한)쪽에서 의도적으로 저지른 소행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우리 대학생들이 관심을 두는 것은 사건발생 경위보다 과연 우리가 이 시점에서 그런 사건을 저지를 필요가 있었겠는 가이다”고 말해 북한의 대학생들도 한반도 정세를 크게 우려하고 있음을 표현했습니다.
김씨는 “지금 우리 대학생들도 크게 두 패로 갈렸다”면서 “한쪽은 ‘지금보다 더 강경하게 나와야 한다’는 패이고 다른 쪽은 ‘우리도 이젠 양보를 하고 정세를 완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패”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강경하게 나와야 한다는 학생들은 몇이 안 되는데다 학생간부들이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주장하는 측면이 있다”며 “대부분 학생들은 다 정세를 완화시키고 ‘외국에서 얻어먹을 수 있는 것은 얻어먹어야 한다’는 의견”이라며 북한 대학생들도 김정일 정권이 국제사회와 공조해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또 다른 대학생 조씨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오바마와 리명박이 (정권에) 들어앉은 후 일이 뜻대로 되지 않는데 대해 위에서도 몹시 불안해하고 있다”며 “김정일의 이번 중국방문까지 시원치 않은 것으로 소문이 돌면서 간부들도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조씨는 “김정일의 이번 중국방문이 시원치 않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라는 물음에 “내용적으로는 나도 정확히 알 수 없다”며 “하지만 대학 강연회에서조차도 ‘남을 쳐다볼 것이 아니라 우리의 힘과 의지를 믿고 끝까지 혁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이번 방문이 실패했다는 소문을 더 키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때 같으면 김정일의 중국방문 성과에 대해 대대적으로 떠들겠는데 지금은 모두가 침통한 분위기”라면서 “아래 간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중국 놈들은 역시 믿을 것이 못 된다’고 죽어라 욕만 하는 판국”이라고 현실을 비꼬았습니다.
조씨는 “지금 상태에서 2012년까지 ‘강성대국’은 고사하고 ‘먹는 문제’조차 해결할 수 있겠는지 의문”이라며 “김정일의 고압자세에 신물을 느낀 사람들이 이제라도 속 시원히 남조선과의 대화에 뛰어들 것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