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채명석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민주당이 압승한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 결과를 선거 다음날인 지난달 31일 보도하는 신속함을 보였습니다.
일본에서 북한 방송을 청취하는 '라디오 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이 일본의 선거 결과를 다음날 보도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북한은 4년 전에 치러진 일본의 중의원 총선거를 11일 후에 보도한 바 있으며, 자민당이 이번처럼 선거에서 패해 야당으로 전락한 1993년에는 3일 후에 보도한 바 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일본의 총선거 결과를 신속하게 보도한 것은 단절된 북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일본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이 미국과 직접 대화를 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남북 대화를 재개한 데 이어 단절된 북일 대화도 재개할 시기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북한은 또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 대표(차기 총리)가 표방한 '아시아 중시 외교'에 호감을 보이면서 일본에 인도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다고 일본 전문가들은 내다 보고 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6일 사회민주당과 국민신당과 연립 정권을 출범시키기 위한 정책 협의에 들어갔습니다. 민주당은 3당 협의에서 대등한 미일외교, 아시아 공동체 구축, 핵무기 폐기, 납치 문제 해결, 지구 온난화 문제에 대응 등 5개 항목에 달하는 안보 분야의 공동 정책을 제시했습니다.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해 어떤 방식을 취할 것인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민주당의 하토야마 대표는 '압력보다는 대화를 중시'한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의 최고 실력자 오자와 이치로 대표 대행은 '대화보다는 압력'을 중시한다는 입장이어서 민주당 내부의 이견을 수렴하는 일이 급선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주목할 일은 민주당의 강경 우파로 분류되는 마에하라 세이지 전 대표가 최근에 한 회견에서 "민주당 단독으로 북한과 대화 채널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한 점입니다.
그럴 경우 민주당의 '한반도 문제 연구회'를 중심으로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움직임이 가시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의 '한반도 문제 연구회'는 자민당의 '한반도문제 소위원회'와 함께 작년 '일조 국교정상화 추진 연맹'을 결성한 바 있습니다.
이들의 방북 계획은 작년 북한의 요청으로 취소됐지만,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교정상화 추진 연맹 의원들의 방북을 허용하는 형태로 일본과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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