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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통일부는 ‘북측이 진정성이 있다면 공식 통로를 이용해 남측에 회담을 제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통일부의 이 같은 입장은 북측이 금강산과 개성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남측과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현대그룹을 통해 밝힌 데 이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통일부는 북측으로부터 금강산과 개성 관광을 재개하기 위한 “공식적인 당국 간 회담 제의를 받은 바 없다”고 23일 밝혔습니다. 통일부는 또 “민간 사업자 간의 협의 중에 언급된 내용”을 놓고 “북측이 당국 간 회담을 공식 제의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도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부는 판문점을 이용한 남북 간 공식적인 대화 통로는 현재도 열려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천해성 대변인입니다.
천해성: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정말 금강산 관광의 재개를 희망한다면, 지금 열려 있고 가동되고 있는 당국 간 회담 채널을 통해서도 언제든지 회담 제의라든지, 이에 대한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은 지난 18일 금강산에서 남측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과 만나 금강산과 개성 관광을 재개하기 위해 남북 당국 간 회담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통일부에 전달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북측은 지난해 7월 발생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관광객의 신변 안전 문제는 물론 현장 방문에 이르기까지 남측 정부가 원하는 것에 대해 무엇이든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현대그룹으로부터 “실무적인 차원”에서 리종혁 부위원장의 발언 내용에 대한 “간단한 보고를 받았다”면서도, “북측의 입장과 의도는 분석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북측이 지난 18일 제기한 사항에 대해 5일이 지난 23일까지도 통일부가 의도를 분석하고 있는 이유와 관련해 천해성 대변인은 북측이 최근 현인택 통일부 장관을 겨냥해 비난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을 언급했습니다.
천해성: 지금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북측이)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측에 대한 비난이라든가 여러 가지 또 다른 움직임도 같이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로서는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보고 그 의미나 의도를 판단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고 생각하고 현재 그렇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북측의 조선중앙통신은 23일 현인택 장관을 ‘동족대결에 환장한 극악한 반통일분자’라고 표현했고, 같은 날 평양방송은 최근 현 장관의 발언을 “망언”과 “악담” 등으로 규정했습니다.
이는 “북핵문제가 남북관계의 발전을 방해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대화를 통해 북핵문제의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현 장관의 최근 발언을 북측이 비난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풀이했습니다.
과거 한국 정부는 북핵문제를 남북대화의 핵심 의제로 삼지 않았지만, 이명박 정부는 경제지원만으로는 남북관계를 풀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북핵문제를 남북관계의 핵심 사항으로 다루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