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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여행객에 대한 제재 조치를 해제하고 백두산,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회담을 한국 정부에 제안하는 등 북한의 관광 정책이 변하고 있습니다. 구애공세를 앞세운 관계개선과 외화벌이의 목적이 강하다는 것이 여행사 관계자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관광을 전문으로 하는 미국 내 여행사 대표는 미국인 여행객에 대한 관광 제한의 폐지는 북한 외무성이나 지도층에서 내린 결정이라며 대북 제재로 인한 자금난을 피하려는 목적으로 관광을 선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으로 미국과 북한 관계에 대화의 물꼬를 텄고, 이것이 미국인에 대한 여행 제한의 해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대북 제재로 심각한 자금난과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상대적으로 외화를 벌어들이기 쉬운 관광 산업을 확대함으로써 경제적 돌파구를 마련하고자 했을 것이라고 이 여행사 대표는 관측했습니다. 따라서 최종 결정이 남아있지만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여행 제한 조치는 폐지가 확실시된다고 이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또 중국에 있는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럴 대표도 미국인 관광객의 입국 시기와 체류일정, 입국 경로 등 각종 제한 조치를 해제할 가능성이 크고 결정이 임박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13일 전했습니다.
북한 당국은 최근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여행제한의 해제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북한의 조선 아시아태평양위원회는 14일 한국 통일부에 보낸 통지문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접촉을 오는 26일과 27일에 갖자고 제안했습니다.
미국인 관광객에 대한 제한을 해제하고 금강산, 개성관광의 재개를 제안한 북한의 의도와 관련해 미국 내 여행사 관계자와 한반도 전문가들은 구애공세를 통한 관계개선과 경제난 타개를 지적했습니다. 관광 산업은 미국, 한국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고 외화벌이에도 나설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실제로 북한 관광을 다루는 여행사 대표들은 미국 여행객에 대한 제한 조치의 해제로 북한을 찾는 미국인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 연구소 한국학 부소장은 북한이 반년 넘게 미국을 향한 ‘구애공세(charm offensive)’를 펼쳐왔다며 관광 정책의 변화는 대북 제재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의 ‘구애공세’ 속에서 비핵화의 진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으며 관광사업을 통해 벌어들인 외화가 오히려 핵개발과 김정일 정권의 유지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습니다.
고려여행사의 사이먼 카커럴 대표는 지난해 1천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북한을 찾았으며 꾸준히 새로운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여행사’의 월터 키츠 대표도 북한이 미국 내 한인 동포들의 관광이 늘어나길 기대하며 한인을 대상으로 한 관광객 유치를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