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산림 복구에 최소 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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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환경학자가 북한의 훼손된 산림을 회복하는데에 최소한 20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의 박종화 원장은 2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북한 지도층의 농경지 확대 정책으로 인해 북한에서 인구가 밀집된 평안도와 황해도 지역 도시나 마을 주변 산림의 대부분이 황폐해졌다고 밝혔습니다.

박 원장은 또 연료채취나 무단 개간으로 산림이 훼손되고 홍수나 산사태가 잦아져 농경지의 생산성이 떨어지면서 식량난이 심해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원장은 이렇게 황폐화된 북한의 산림 면적은 서울시의 면적인 605평방킬로미터의 23배에서 24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산림 복구에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 원장은 북한 당국이 토질 측정 등 정확한 환경 조사를 허락하지 않아 지구관측위성 정보를 통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내린 결론이지만, 지금부터 북한 당국과 주민이 힘을 합쳐 나무를 심어도 상습적인 수해를 막을 수 있을만큼 수목이 우거지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박 원장: 하나 분명한 것은 황폐된 산에 나무가 자라 홍수나 산사태를 막으려면 나무를 심은 지 20년이 지나야 그 기능을 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강수량이 꽤 많은 편이라 지도자와 국민이 열심히 하면 복구를 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소요됩니다. 따라서, 북한 당국이 정권유지에만 급급하고 열심히 복구하지 않으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박 원장은 60년대, 70년대에 한국에도 민둥산이 많았으나 정부와 국민이 총력을 다해 세계에서 드물게 산림 복구에 성공한 나라라고 강조하고, 식량난 해결을 위해서 북한의 조림사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원장은 경사도가 20도가 넘는 땅을 경작지로 만들기 위해 산에 불을 지르고 몇 년 후에 토양이 유실되면 그 땅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화전농업 때문에 산림의 황폐화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박 원장: 경사가 급한 산에 농사를 지으면 오래 못 가서 토양이 씻겨 내려가 농경지를 여기 저기 옮겨다녀야 합니다. 개마고원, 백무고원과 같이 해발 1천 500미터, 2천 500미터 되는 높은 곳까지 밭으로 개간되어 있습니다.

박 원장은 식량상황이 지금도 어렵지만, 개마고원지대의 이깔나무숲을 감자밭으로 바꾸는 화전농업으로 산림이 쉽게 훼손되면서 자연 재해가 자주 발생해 식량난이 한층 악화되는 북한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박 원장은 지난 9일 서울대학교 통일평화연구소가 주최한 ‘북한산림녹화를 위한 남북협력방안’이라는 학술회의에 참석해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한 북한의 산림면적의 축소와 농업 기반 복구 필요성에 대한 연구 발표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