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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북한이 다자회담에 앞서 최대 두 번 양자대화를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미국의 전문가들은 미북 두 나라가 정치적, 경제적 합의를 도출하려는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리언 시걸 박사는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국은 다자대화에 앞서 북한과 최대 두 번 양자대화를 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미국은 그 협상 기회를 놓치지 말고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Sigal: That would be my point, I mean if we're gonna have two meetings, let's make them real.
시걸 박사는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이달 말 미국의 추수감사절 이후 북한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미국은 공식적으로 미북 양자대화에서 북한과의 협상은 없으며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기 위한 만남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으리라고 내다봤습니다.
시걸 박사는 이번 미북 간 협상을 통해 북한의 영변 원자로를 재가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이 가장 시급하며 이를 위해 북한이 원자로에서 꺼낸 핵 연료봉을 북한 밖으로 반출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북한의 핵 연료봉 반출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최소한 지난해 12월 중단된 대북 중유제공을 재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북한의 핵 연료봉 반출에 따라 북한에 대한 경제적 지원이나 정치적 양보를 할 수 있으리라고 시걸 박사는 내다봤습니다.
시걸 박사는 과거 6자회담도 사실상 미북 두 나라가 먼저 중요한 합의에 이르면 이를 재확인하는 수준이었다면서 이번 미북 양자대화에서 미북 간 어떤 합의가 도출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지만 그 합의를 위한 의견 교환은 반드시 있으리라고 전망했습니다.
시걸 박사는 2005년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6자회담 참가국이 대북 상응 조치를 하겠다는 약속도 있었던 점을 지적하면서 북한은 경제적 지원보다는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과의 정치적 관계 정립과 한반도의 평화체제(peace regime)를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최근 토론회에서 다자회담 전 미국이 북한과 두 차례 양자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예상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보니 글레이저 선임 연구원은 1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미북 양자대화의 횟수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북한이 첫 번째 양자대화에서 6자회담에 복귀할 의사를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미북 양자대화가 끝날 수도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글레이저 연구원은 만일 미북 양자대화를 통해 두 나라 사이의 견해차를 줄여 북한을 6자회담 복귀와 비핵화 합의 이행으로 이끌 수 있다면 두 번이 아니라 그 이상이라도 두 나라가 만나 협상을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Glaser: (If) maybe even a third is going to eliminate that gap and lead to an agreement to come back to the talks and their prior commitments then I think the administration should go for it.
미국 워싱턴 외교가의 정보지인 ‘넬슨리포트’를 발간하는 새무엘 인터내셔널 어소시에이츠의 크리스 넬슨 부사장도 9일 자유아시아방송(RFA)과 만나 앞으로 미북 간 양자대화의 횟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대화에서 두 나라가 어떤 협상을 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백악관의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북한과의 양자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북한에 9.19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지만 그 합의 사항에는 북한의 비핵화 약속뿐 아니라 미국의 대북관계 개선을 비롯한 미국의 약속도 있기 때문에 미국도 그 약속을 지키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 측의 체면을 세워주는 발언이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