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표단은 미국 내 단체의 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모습을 내비쳤습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박선일 외교관과 최 일 '조미민간교류협회' 부회장을 포함한 협회 고위 관계자 4명이 지난 18일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5명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내 비영리 구호 단체들과 만났으며 이 중 오퍼레이션 USA(Operation USA)를 직접 방문해 의약품과 의료장비를 둘러봤다고 이 단체의 앨리슨 데나텔 공보국장이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습니다.
데나텔 공보국장은 조선의 그리스도인의 벗들(Christian Friends of Korea)과 월드 케어(World Care) 등 다른 구호 단체와 함께 북한 대표단을 만났으며 공항에서부터 북한 대표단을 직접 데리고 물품 창고를 관람했다고 밝혔습니다. (We were invited to meet with this delegation through another American relief agency.)
북한 대표단과 미국 내 구호단체의 이같은 접촉은 미국의 국제 구호단체인 '월드비전'의 초청에 따른 미국 방문의 일정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퍼레이션 USA를 방문한 북한 대표단은 미국 단체들의 지원에 관심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지만 당장 북한에 지원할 계획은 없다고 데나텔 국장은 덧붙였습니다. 미국 구호단체와 조미민간교류협회의 간의 접촉은 지난 19일과 20일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의 김명길 공사와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 주 주지사의 회동 직전에 이뤄져 더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 공사는 리처드슨 주지사를 만난 뒤 다시 라스베이거스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 중입니다. 북한의 외교관이 뉴욕에서 25마일, 즉 40킬로미터 이상을 여행하려면 미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미국 사회과학원의 리언 시걸 박사는 미국 정부가 북한 외교관에게 뉴멕시코 주는 물론 로스앤젤레스와 라스베이거스 여행을 승인한 것이 이례적이라며 미국과 북한 간 관계 개선을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북한이 리처드슨 주지사에 이어 미국 내 민간단체까지 활발한 접촉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조미민간교류협회'는 북한이 2006년에 미국과 비공식적인 대화 창구로 만든 사실상의 정부기관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미국 비정부 구호단체를 상대로 다양한 개발 사업을 논의해오고 있습니다. 이 협회 관계자들은 2006년 초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했으며 2007년에도 미국의 몇 개 도시를 방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