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금융위기 여파 북한 원화가치도 급락

미국 발 금융위기 영향으로 북한에서도 달러 가치가 오르고, 원화 가치가 하락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부족한 달러를 충당하기 위해 원화를 남발해서 인플레를 상승시킬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0:00 / 0:00

정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미국 발 금융위기 여파로 북한에서는 미화 100달러당 북한 돈 34만원이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평양과 신의주, 평성 등 외화상점 앞에서 달러를 북한 원화로 교환해주는 환전 상인들은 수시로 변하는 달러 시세에 맞추느라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고 북한과 무역을 하고 있는 중국 상인들이 29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00달러 당 30만 원 선에서 거래되던 원·달러 환율이 10월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상승했다고 이 중국 상인들은 말했습니다.

북한이 공식적으로 정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1:140원, 즉 1달러당 북한 돈 140원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율은 조선무역은행에서 산하 무역기관들과 거래를 위해 필요 되는 숫자일 뿐, 실질 외환거래는 장외에서 암거래로 이뤄진다고 북한 대외보험총국 해외지사에 근무했던, 국가안보전략연구소 김광진 연구원은 말했습니다.

"북한에서 환율은 조선무역은행에서 독점적으로 제정을 하는 거지요, 그리고 1달러에 140~150원하는 것은 무역하는 거래기관들이 무역은행 거래를 하거나, 또는 거기에 대한 예산을 세우고 총화를 하고 장부를 작성하는데 만 필요하지, 실지 북한 원화하고 미국 달러와 교환하고 바꾸는 그런 기능은 없지요."

달러상승에 동반해 중국 위안화 가치도 치솟고 있습니다. 지난 7월 중국 돈 100위안당 북한 돈이 4만2천 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이 지금은 4만7천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관영매체를 통해 미국발 금융위기를 '자본주의 몰락'으로 묘사하고 이러한 위기가 북한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북한 내부에서 나타난 원·달러 상승에 대한 경제적 파급에 대해서는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도 이러한 달러 파동을 피하기 위해 2005년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 북한계좌가 동결된 이후, 유로화를 사용토록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북한에 달러에 대한 수요가 잔존해 있고, 달러를 보유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이번 세계금융위기의 여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시중에 있는 달러를 모으기 위해 북한이 원화를 지나치게 발행해 인플레를 부추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도 인플레 상승을 우려해 원화를 무차별 발행하진 않을 것이라는 게 김광진 연구원의 분석입니다.

"국가가 나서서 원화를 풀면서 환전소들에서 거래를 하고 달러를 끌어들이는 그런 것은 하지 못할 거예요. 환율이 계속 올라갈 거고, 달러 가치가 계속 올라가겠죠. 북한 원화는 계속 떨어지고, 그 부작용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그렇게 는 못할 거예요."

북한이 개성공단과 개성관광 등 남북경협을 통해 얻어지는 외화와 자국 내 외화상점과 무역기관들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만으로는 턱없이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향후 세계금융위기에 어떻게 대처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