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월드컵 앞두고 해외전훈 등 파격행보

0:00 / 0:00

MC:

북한은 이번 남아프리카 세계축구선수권 참가국 중 가장 약체로 평가받고 있지만, 최근 잇따른 변화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 본선에서 선전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이 발표한 세계 순위에서 북한은 102위를 기록했습니다.

해외 언론 역시 44년 동안 세계축구선수권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북한을 주목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을 비롯해 유럽의 강팀으로 알려진 포르투갈과 같은 조에 편성됐기 때문입니다.

그나마 코트디부아르가 북한이 상대할 만한 국가이지만, 실상은 아프리카의 최강팀으로 알려져 있어 비기기도 쉽지 않을 전망입니다.

한 마디로 최약체인 북한이 상대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상대들입니다.

그러나 북한은 44년 전의 영광을 재현하겠다는 굳은 의지로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

북한 축구대표팀의 공격수 정대세 선수입니다.

정대세: (상대팀이 북한을) 아래로 보면은 전력을 다하지 않고, 이길 수 있다는 그런 마음, 약한 점을 우리가 찔러 승점을 많이 쌓아 얻어 2위로 빠져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북한의 김정훈 감독은 11일 국제축구연맹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비밀병기가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김 감독이 말한 비밀병기란 바로 베일에 가려진 젊은 선수들의 성장입니다.

특히 김 감독은 회견에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용기와 리명수체육단에서 뛰고 있는 박성철 선수를 직접 지목해 눈길을 끌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 예선에서 보여줬던 북한의 전력만 놓고 본다면 아직 세계 수준과 거리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최근 북한은 여러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외국인 감독을 영입하는 것입니다.

그 동안 거론된 외국인 감독들은 모두가 축구계 명장들이었습니다.

특히 한국을 2002년 세계축구선수권대회에서 4강으로 이끌었던 네덜란드 출신의 거스 히딩크 감독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결국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성사가 무산됐지만, 북한에서 외국인 감독 영입 논의가 있는 것 자체가 파격적입니다.

현재 히딩크는 코트디부아르 감독으로 내정된 상태입니다.

같은 조에 있는 북한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의 정대세 선수입니다.


정대세: 이길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말할 수 있는 팀은 없지만은 그런데 역시 코트디부아르에는 이길 수 있도록 하고 싶습니다.

북한의 최근 또 다른 변화는 세계대회 본선을 대비한 잇따른 전지훈련입니다.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국제경기 감각을 계속 살리기 위해 실전을 방불케 하는 평가전도 치르고 있습니다.

그 동안 폐쇄적이기만 했던 북한 축구가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북한의 이런 파격적인 행보가 본선에서 어떤 결실을 맺을 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