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원 “북한 월드컵서 추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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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9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축구대회가 11일 개막된 가운데 천안함 사건을 포함해 국제 규범을 지키지 않는 북한을 월드컵 경기에서 추방해야 한다고 미국 의회의 중진 의원이 주장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일레나 로스-레티넌 미국 하원의원은 11일 뉴스 전문 케이블 방송인 폭스 뉴스에 출연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북한의 월드컵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하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스-레티넌 의원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과 무고한 시민에 대한 살상, 그리고 핵 개발 등 국제규범을 따르지 않는 잘못된 행태를 그 이유로 들었습니다.

로스-레티넌 의원: We have a situation where North Korea has a terrible human rights record, they have killed innocent people, they are not abiding by international norms when it comes to their nuclear weapons and….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법안을 발의하는 등 그동안 미국 의회에서 북한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해온 로스-레티넌 의원은 북한 정권이 주민들을 굶어 죽게 하고 있는 데 국제축구연맹이 월드컵 대회의 성공만 생각해 북한의 참가를 막지 않는 것은 잘못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공교롭게도 국제축구연맹은 1976년 흑인에 대한 차별 정책을 이유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국제축구연맹 회원국에서 축출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월드컵 참가를 금지한 바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외교협회(CFR)의 폴 스테어스 선임 연구원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이 마땅찮은 국제사회가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회를 북한 정권의 잘못을 일깨우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스테어스 선임 연구원: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된 2009년 이란의 대통령 선거 직후 이란 축구팀의 일부 선수가 야당에 대한 지지의 표시로 녹색 완장을 차고 경기를 펼친 적이 있습니다. 이번 월드컵 대회 기간 중 북한팀과 맞붙을 선수들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항의 표시로 팔이나 손목에 검은색 완장을 차면 어떨까요.

스테어스 연구원은 완장에 천안함 사건 희생자 수를 뜻하는 ‘46’ 이라는 숫자를 새겨넣음으로써 희생자들에 대한 연대감을 나타낼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이 같은 공개적인 집단 항의를 통해 텔레비전을 통해 월드컵 경기를 지켜볼 중국 축구팬 수백만 명도 “왜 우리 정부는 전 세계가 비난하는 정권을 지지할까”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테어스 연구원은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북한에서 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운동 종목이라고 전제하고 북한 주민들도 결국 국제사회의 분노를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북한 정권도 앞으로는 천안함 사건과 같은 극악무도한 행동을 하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