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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선 15일 김일성 생일을 맞아 금수산기념궁전에서 ‘조선소년단 전국연합단체대회’가 열렸습니다.
탈북자들은 소년단의 이런 활동에 대해 김일성 부자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과정이라며 외화벌이 사업에도 강제적으로 투입되는 만큼 노동착취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합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에서는 어린 아이들이 나와 인사하는 장면 가운데 손을 머리 위로 들어 ‘항상 준비!’라는 구호를 외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항상 준비’는 조선소년단의 대표적인 구호로서 평생토록 변함없는 공산주의자가 되겠다는 일종의 충성의 서약이기도 합니다.
탈북자 문성휘 씨입니다.
문성휘: 이 구호는 1958년 김일성의 교시 ‘공산주의 건설의 후비대가 되기 위하여 항상 준비하자’는 데서 유래된 것인데요. 대를 이어 주체혁명위업을 완성하기 위해 항상 준비하겠다는 결의가 담겨 있습니다.
북한에선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반드시 하나 이상의 단체나 기구에 소속돼 조직생활을 해야 하는데, 그 출발점이 조선소년단입니다.
소년단에서 모든 조직생활의 기본을 배우기 때문입니다. 소년단 생활을 잘 하지 못하면 당원이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사회의 낙오자가 됩니다.
북한전략센터 김광인 소장입니다.
김광인: 당 조직과 더불어 중시하는 게 청년조직입니다. 청년동맹 조직이 당의 전위대인데요. 소년단이 바로 청년동맹의 기층조직이죠. 어릴 때부터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교양하고 체제에 대한 충실성을 강화하기 위해서..
소학교 학생들이 소년단에 들기 위해선 소년단원 선서, 의무, 권리, 지켜야 할 사항 등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암기해야 합니다.
평생 정치학습을 하며 살아야 하는 북한 주민들은 소년단 시절 암기 실력을 키워야 편하게 살 수 있습니다. 군대식으로 운영되는 소년단은 학급별로 조직돼 있습니다. 한 학급에는 분단위원장을 비롯해 학급반장, 분단위원, 소년반장이 있습니다.
소년단 단원들은 ‘배움의 천리길’, ‘광복의 천리길’ 등 답사행군을 자주 하며, 정치성을 띤 행사에도 빠짐없이 동원됩니다. 또한 방과 후 많은 시간을 외화벌이 사업을 위해 투입되기도 합니다.
외화벌이 사업은 산나물채취, 토끼기르기, 나무심기, 파고철수매, 농촌지원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북한은 소년단의 이런 활동들이 자율적이라고 선전하지만, 사실은 강제성을 띠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아동 노동착취를 문제 삼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탈북 청소년 강원철 씨의 얘깁니다.
강원철: 과제를 해야 하는 스트레스 같은 것은 당연히 받고요. 사실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외화벌이 사업까지) 동원돼 일하면 힘드니까 아예 학교에 나오지 않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1946년 6월 6일 창립된 소년단은 단원수만 3백만 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년단은 김일성 사회주의청년동맹의 지도 아래 움직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