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들어 북한의 평양신문에 상업성을 띈 광고가 게재되는 빈도가 잦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측 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경제 개선 조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평가합니다.
서울에서 박성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신문은 평양시 인민위원회가 발행하는 기관지입니다. 이 신문의 4면에 최근 몇 주 사이 상업성 광고가 꾸준히 실리고 있습니다.
지난 5일에는 의류 광고를 선보였고, 하루 전에는 꽃다발 상품에 대한 광고를 실었습니다. 지난달 29일에는 태양열을 이용한 물 가열기를 광고하기도 했습니다.
노동신문(노동당 기관지)이나 민주조선(내각 기관지), 그리고 청년전위(김일성사회주의청년동맹 기관지) 같은 중앙 일간지에는 광고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평양신문의 광고는 의미가 더 크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합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평양신문에만 광고가 실릴까. KBS 남북협력기획단의 이주철 박사는 ‘평양신문’이라는 매체의 특성을 그 이유로 꼽습니다.
이주철: 평양신문은 평양시 인민위원회 기관지라는 점에서 다른 신문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평양 시민의 생활에 필요한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의미가 있고, 동시에 시민들의 상품에 대한 수요 증가를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북한은 아직까지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도 상업성을 짙게 띌 수는 없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이주철 박사도 평양신문에 실리는 광고는 “예를 들면 ‘백화점이 어디에 새로 생겼으니 가 보라’는 식으로 생활 정보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합니다. 판매 촉진이 목적인 자본주의식 광고와는 차이가 있다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 신문에 실리는 광고의 특징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더 있다고 지적합니다. 왜 이런 광고가 최근들어 자주 게재되느냐는 점입니다.
아마도 그 이유는 북한 당국이 현재 준비하고 있는 경제 개선 조치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유사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습니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의 임을출 연구교수는 현재 상황이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시행 시점과 흡사하다고 말합니다.
임을출: 북한 신문에 상업 광고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전후였던 것 같습니다. 주로 북한 당국은 신문 광고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평양신문 말고는 상업성 광고를 싣고 있는 중앙 매체는 없습니다. 조선중앙TV도 현재는 동영상 상업 광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2009년 7월 조선중앙TV는 ‘대동강 맥주’를 동영상으로 광고한 바 있으나, 자본주의식 광고를 내보냈다는 이유로 관련자들이 해임 철칙된 이후 상업성 동영상 광고는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