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만수대 아파트 ‘날림공사’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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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착공한 지 3개월 만에 45층짜리 아파트 골조 공사를 끝내는 등 평양 만수대 지구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 건설 전문가와 현지 주민들은 이렇게 건설된 아파트가 부실공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최민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강성대국을 목표로 야심차게 시작한 만수대 지구 아파트 건설 현장.

얼마 전 북한 중앙텔레비전은 45층 아파트 골조공사가 끝난 것과 관련해 연일 ‘선군시대 속도 창조’라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녹취: 중앙TV>“45층, 오늘 우리는 조선이 결심하면 반드시 한다는 배짱과 담력만 있으면 45층 기본 골조를 단 석 달 만에 단숨에 끝내는 놀라운 기적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을 실천으로 확증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5월 10일 경, 김일성 광장과 김일성 동상이 있는 창전 네거리 일대에 최고 45층짜리 아파트를 건설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라 수만 명의 북한군인들이 대대적으로 투입되고, 얼마 전에는 전국의 대학생들까지 학업을 중단하고 동원했습니다.

결과, 3개월이 지난 10월초에 45층짜리 아파트 골조공사가 마무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북한 현지 주민들은 이렇게 건설된 만수대 지구 아파트가 부실공사라는 의혹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중국에 나온 한 북한 무역업자는 “내년도 4월까지 만수대 지구 아파트 외벽공사를 마무리 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내려와 군대들과 주민들이 주야간 공사를 벌였다”면서 “어떤 날에는 하루에 두 개 층씩 올라가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무리 속도를 낸다고 해도 어떻게 굳어지지도 않은 바닥에 층막을 재차 올리느냐”면서 “아첨꾼들이 김정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병사들을 내몰아 군인들이 건설공법도 지키지 않고 날림식으로 공사를 진행했다”고 말했습니다.

더욱이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시멘트와 강재를 빼돌려 먹을 것과 바꿔 먹거나, 또 돈벌이에 눈이 어두운 군관들이 자재를 빼돌려 시멘트와 강재 등 건설자재가 충분히 투입되지 못했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또, 아파트들을 각 단위별로 도급제로 맡겨주어 서로 경쟁을 벌이다보니 도난 사고도 속출했다는 설명도 했습니다.

군인들은 야밤을 이용해 다른 단위의 시멘트 창고를 습격하거나, 강재와 모래 등을 훔쳐가 하룻밤만 지나면 모래무지가 통째로 없어지는 현상이 보통일로 됐다는 설명입니다.

이렇게 부실공사로 인해 지난 8월에는 아파트 한 개 동의 기초가 주저앉고 또, 건물 벽에 금이 가는 등 비상이 걸렸던 적이 있다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에서 건설전문가로 일했던 한 탈북자는 광복거리 건설 때도 부실공사로 인해 25층짜리 아파트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어요. 통일거리 건설을 할 때 25층짜리 아파트를 7총국 공병국 군인들이 한 달 만에 올려 세웠거든요. 그런데 그 25층짜리 건물이 무너졌어요”

당시 공병국 군인들이 상부의 명령에 따라 시멘트나 자갈의 비율도 맞추지 않고 날림식으로 아파트를 올리다가, 마지막 완공단계인 25층 계선에서 무너지고 말았다고 그는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북한에서는 조립식으로 아파트를 짓기 때문에 골조를 빨리 올리기는 하지만 부실 우려가 크고, 내부 공사까지 마치자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