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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이 지난해 폭락의 충격에서 점차 벗어나 올해 들어서만 30% 가까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 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아직은 미약하지만 대화 국면으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면서 기대심리가 반영된 탓으로 분석됩니다. 자세한 소식을 정아름 기자가 전합니다.
현재 국제시장에서 거래되는 북한 채권의 가격은 액면가 1달러당 14센트.
이 가격은 지난해 말 가격에 비해 약 30% 오른 수라고 북한 채권의 거래를 대행하는 영국의 금융중개회사 ‘이그조틱스’는 밝혔습니다.
이 회사는 북한 채권의 가격이 올해 초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며 1월에는 11센트, 3월에는 13센트, 그리고 5월 현재 14센트로 계속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북한 채권가가 2009년 역대 최저치인 6센트까지 떨어진 후, 지난해 10센트를 유지하며 고전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하면 큰 상승폭입니다. 북한 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가 다시 상승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그조틱스' 의 스튜어트 컬버하우스 이사 겸 수석 경제분석가는 북한 채권의 상승세가 꼭 정치적인 화해 분위기 덕분이라고 단정하긴 힘들지만 “북한 채권은 개방, 통일 등 정치적 변화가 오면 분명히 수익성이 오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Stuart Culverhouse
: 북한 채권의 특징은 북한이 개방된다거나 통일된다는 기대에 투자됩니다. 지금은 매우 낮은 가격을 보이지만 언젠가는 그 가격이 폭발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기대인 것이죠. 투자자들은 현재 수익성이 없는 북한의 채권에 ‘기회 비용’을 내고 있는 것입니다.
작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 등 불안정한 요소들이 많았지만, 올해 초부터 꾸준히 북한 핵 문제에 대한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이 북한 채권 가격에 무관하지는 않다는 설명입니다.
컬버하우스 이사는 또 북한 채권 투자가들이 6자회담이 더 구체화되고, 북한이 비핵화에 더 진전된 모습을 보이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북한이 서방 은행에 돈을 빌리려고 발행한 북한 채권의 규모가 8~9억 달러에 달하며 주로 미국과 중국, 유럽 국가가 대부분의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에 달러당 최고 32센트를 기록했던 북한 채권은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북핵 문제로 추락하기 시작해 2009년 4월에는 6센트라는 사상 최저 가격을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