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언론도 북중경협 이행에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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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택 북한 노동당 부장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북중 양국이 경협 활성화에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중국 내 북한 전문가들조차도 그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을 방문 중인 장성택 북한 노동당 부장이 16일 베이징에서 왕자루이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을 만나 북중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장 부장 일행은 앞서 사흘간 북중 국경의 지린성 창춘과 랴오닝성 선양을 방문해 지방정부 관계자와 기업인들과도 잇따라 회동했습니다.

중국 관영 지린 TV 녹취: 쑨정차이 지린성 당 서기가 어제 창춘의 난후빈관에서 장성택 북한 노동당 부장을 만났습니다. 쑨 서기는 북중 양국 간 유서깊은 우호가 혁명 세대로부터 이어져 왔다며 이를 지속하는 것이 양국의 상호 이익에 부합한다고 말했습니다.

장 부장은 이 자리에서 중국 내 지역 발전과 직접 연계된 북한의 양 경제특구 활성화를 지역 관계자들에게 직접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언론은 물론 친정부적인 매체조차 북중 양국 간 경협 활성화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친중국계 신문인 대공보는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중국식 개혁개방을 부정한 점을 언급하면서 양국 간 경협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고 15일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는 중국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 교수를 인용해 북한이 여전히 핵 보유를 통한 강성대국건설 목표를 버리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또 올 가을 중국의 새 지도부 선출과 함께 중국의 국내외 정책 전반에 관한 재검토가 이뤄질 예정인 점도 합의 이행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중국의 새 지도부가 선출되는 제18차 공산당전국대표대회를 앞두고 현 지도부로부터 정치, 경제적 이익을 최대한 확보하길 원하고 있지만 그리 쉽지 않다는 겁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이날 양국 간 이번 합의로 대북 경협과 관련해 새로운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가 있지만 의구심도 여전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매체는 북한이 여전히 선군정책을 유지하고 있으며 개혁 추진도 부인하고 있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습니다.

현재 북한에 머물고 있는 한 중국인 사업가도 북한 내 양 경제특구에서의 기업 활동을 ‘양날의 칼’에 비유하면서 위험 부담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값 싼 인력이 매력적이긴 하지만 열악한 기반시설 등 북한에 투자할 때 고려해야 할 사항이 여전히 많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