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 강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중국 주도의 북중 접경지역 개발 독려가 이어지는가 하면 북한은 단순 노동에서 점차 고급 정보기술 인력으로 노동자 중국 파견을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이 올해 북한과 맞닿은 두만강지역 합작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이 지역에서 발행되는 길림신문이 14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는 왕루린 지린성 서기를 인용해, 두만강지역 개방 거점인 창춘, 지린, 투먼 개발을 앞세워 이 일대의 개혁 개방을 더욱 강력히 추진키로 했다며 이같이 전했습니다.
지린성은 특히 북중나선경제무역지대 건설을 다그치는 한편, 북중 양국을 잇는 교량과 철도, 그리고 송전 시설 건설을 중점 추진키로 했습니다. 또 농업과 관광 분야 합작도 강화해 나갈 계획입니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과 맞닿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이 올해 북중 양국 간 경제협력을 한층 강화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단둥신문망은 단둥시 인민대표대회 쑹치 대표를 인용해 북한이 과거에 비해 경제 발전을 위한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습니다.
북중 경협의 양대 거점인 중국 지린성과 랴오닝성이 약속이나 한 듯 올 초부터 대북 경협 강화 방침을 적극 천명하고 나선 겁니다.
북한도 중국과 경협 확대에 적극적입니다.
그 동안 주로 의류나 식품 공장 등에서 일할 단순 노동력을 중국에 파견했던 데서 벗어나 정보기술 분야 고급 기술자로 노동자 파견 범위를 확장하는 등 과거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도 새해 첫날 발표한 신년사에서 경제강국 건설을 올해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제시했습니다.
김정은 신년사 녹취 :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 나가자, 이것이 올해 우리 당과 인민이 들고 나가야 할 투쟁 구호입니다.
북한은 이후 관영매체를 통해 연일 경제강국 건설 과업 관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북한 관영매체 녹취 : 김정은 원수님께서 올해 신년사에서 제시하신 강령적 과업을 철저히 관철하자.
하지만 북중 경협이 양국이 기대하는 수준만큼 확대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중국 환구시보는 중국 기업이 경영 자율권이 보장되지 않는 북중 경제특구에 투자하길 꺼리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당국이 전문가를 대거 북한에 파견해 경제특구 컨설팅에 나섰다며 이를 특구 개발을 둘러싼 북중 양국 간 길고 험난한 협상의 시작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