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의 지방정부가 최근 들어 북한과 중국 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면서 각종 제도 정비와 보완까지 추진하는 등 적극성을 띠고 있습니다. 양국 간 경제협력 활성화와 함께 투자 위험을 줄이겠다는 의도도 엿보입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 지린성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최근 북한 전용 공업단지 조성을 추진중인 투먼시를 방문해 사업 진척 상황을 점검하고 시 관계자로부터 애로 사항을 직접 들었다고 투먼시 정부가 밝혔습니다. 투먼시 정부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최근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린성 고위 관계자들은 지난 달 16일 이뤄진 현장 방문에서 투먼시의 북한 공단 조성을 촉진하기 위한 지린성 정부 차원의 물질적, 제도적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지린성 지안시도 북한과 중국 간 교역 활성화를 위한 현대식 통관시설 설치와 통관 절차 간소화를 포함한 전면적인 제도 정비에 착수했다고 최근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공고했습니다. 지안시 정부는 특히 북중 양국 간 교역을 늘리기 위해 북한 측에 직접 기술이나 장비를 제공하는 한편, 중국 기업의 북한 진출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 지린성의 연변조선족자치주도 올해 들어 훈춘과 북한의 원정리를 잇는 신두만강대교 건설과 북한, 중국, 러시아 3국 협력모델지구 건설 계획을 밝히는 등 중국의 대북 경제협력 확대 움직임이 최근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북한경제 전문가인 KDI, 즉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최창용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양국이 이미 오랫동안 추진해온 중장기 전략으로 평가했습니다.
[최창용 교수]
북중 경협은 북한은 북한대로 또 중국은 중국대로 상호 전략적인 중장기적인 이해관계가 맞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동북 3성 개발은 중국에게 매우 중요하고 북한 역시 일방적인 경제 의존이 아니고 대등한 관계를 가능하면 가져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북중 경협이 단기적인 이익만 추구한다고 보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계획 아래 진행되는 과정이 최근에 가시화 됐다고 보는 게 중요할 듯합니다.
최 교수는 특히 최근 들어 중국이 북한에 대해 보다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변화를 유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나 주목된다고 지적했습니다. 단순히 주고 받기식 차원을 넘어 북한의 제도까지 친 중국화시켜 중국이 북한과 경협에서 안게 될 위험을 줄이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는 겁니다.
[최창용 교수]
중국의 입장에서는 흔히 얘기하듯이 북한에서 주요 지하자원에 대한 수요도 있지만 그것과 함께 고려할 점은 북한의 경제를 최대한 친 중국화시키는, 소위 말하는 중국과 북한의 경제 구조의 호환성을 높이는 제도적인 모습까지 최근에는 확대시키려고 하는 움직임도 있는 듯합니다.
실제 지난 달 3일에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권정자 부비서장이 북한의 라진선봉경제특구의 통관수속 절차를 간소화 해달라고 지린성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중국의 훈춘 지역에서 북한의 라진선봉 지역으로 갈 때 일일이 북한 측의 초청장 격인 통관지령을 지참해야 하는 현 통관 규정을 없애는 방안을 북한 측과 협의하라는 겁니다.
최근 들어 부쩍 활기를 띠고 있는 북중 국경지역 경제개발에 대한 기대 속에 중국의 더 적극적인 대북 접근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