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 김정은 제1비서가 외국산 담배를 피우는 것은 애국심이 모자란 행위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한 주민들이 당혹감과 함께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산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현실을 무시하고 주민들의 '애국심'만 강조하는 게 문제로 대두되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문성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간부들과 주민들, 이번엔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외국산 담배에 대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언급이 나오면서 중국으로부터 담배수입이 중단되고 장마당에서도 외국담배는 사라졌다는 소식입니다. 당국의 이 같은 외국담배 금지조치에 주민들은 분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외국산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얘기는 11월 22일 ‘간부강연회’에서 참가자들에게 비공개로 전달됐다”고 소식통들은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세관들에서는 이보다 한참 전인 11월 17일부터 외국담배의 반입을 차단했다고 소식통들은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한 소식통은 “11월 20일 경부터 장마당들에서 일제히 중국담배를 단속했다”고 3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하지만 외국산 담배를 단속한다는 정보가 이미 주민들속에 일파만파로 번진 후여서 장사꾼들은 별로 피해를 보지 않았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외국담배를 배척할 데 대한 내용이 전달된 ‘간부강연회’에 직접 참가했다고 밝힌 양강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외국산 담배를 피우는 것은 그만큼 애국심이 없는 표현’이라는 김정은의 언급이 전달되자 한순간 회의실이 크게 술렁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국산담배도 좋다’는 회의 내용에 대해서도 소식통은 “우리나라(북한)에 진짜 국산 담배가 어디 있냐?”고 반문했습니다. 실제 북한에서 만드는 담배들은 재료를 모두 중국에서 사들여 단순히 가공한 것뿐이라고 그는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같은 날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도 “외국제 담배를 피우는 게 애국심이 없는 표현이라면 철광석이나 통나무, 석탄을 마구 팔아먹는 행위가 애국심의 표현이냐?”고 김정은의 엉뚱한 지적에 큰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또 “같은 말이라 해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며 “외국산 담배를 피우지 말자는 말을 하면서 왜 하필 거기에 ‘애국심’까지 갖다 붙이느냐”는 주민들의 강한 반발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처한 한심한 나라의 실상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아무데나 ‘애국심’을 가져다 붙이는 게 지도자가 할 소리냐?”며 “해야 할 말, 해서는 안 될 말도 가리지 못하는 수준이니 나라가 이 꼴로 돌아 갈 수밖에 더 있겠냐?”고 김정은의 상식을 벗어난 말에 대해 맹비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