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경제분야 전문 관료들의 역량 강화를 최근 들어 부쩍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동시에 자본주의적 경제관리방식의 도입을 원천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습니다.
박정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새 경제관리체계를 도입중인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 경제 전문가 육성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최창용 교수는 20일 북한의 경제 분야 계간지인 ‘경제연구’에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논문이 반복적으로 실리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경제연구’는 북한의 경제 분야 대표적 학술 계간지로 과학백과사전출판사가 발간하며 주로 북한의 경제정책을 소개하는 논문이 실립니다.
최 교수에 따르면, 2011년 발간된 ‘경제연구’에 실린, 경제분야 인재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 논문만 ‘인재를 중시하는 것은 강제강국 건설을 다그치기 위한 중요한 도구’ ‘경제전문가 체계에 대한 이해’ ‘경제분석 방법론’ 등 최소한 3건입니다.
앞서 2010년 말에는 아예 ‘인재 육성은 현 시기 사회적 생산발전의 선차적 요구’라는 논문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최 교수는 북한 당국이 이제껏 주로 북한의 사회주의식 경제체제의 우월성을 강조해온 학술지에 소위 ‘경제일꾼’의 역량 강화를 주창한 논문을 연속적으로 실은 건 이례적으로 ‘북한식 경제발전 모델’을 찾기 위한 한 방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최창용 교수: 경제발전 모델을 만들어 내는 경제분야 전문 관료들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성을 (북한 당국이)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 올해 초 발간된 ‘경제연구’ 2012년 제1호에는 ‘사회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 대외무역을 발전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이 실리기도 했습니다.
‘대외무역에서 혁명적 원칙, 사회주의 원칙을 지키면서 실리를 보장하기 위한 방도’라는 긴 제목의 이 논문은 “자본주의 경제관리방식의 작은 싹도 우리 내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자본주의에 여전히 극도의 거부감을 나타냈습니다.
이 논문은 특히 북한과 자본주의 국가 간 무역은 물론 합영, 합작을 “제국주의자들이 북한 내부에 자본주의적 요소를 침투시키려는 기회로 이용하려 한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폈습니다.
체제 안정과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 나선 북한 당국의 ‘경제 묘수풀이’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