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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고난의 행군’ 이후 최대의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지난달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결과에 따라 북한 경제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번 방문에서 기대할 만한 성과를 얻지 못했을 경우, 또다시 최악의 경제난을 겪게 될 것 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소식, 문성휘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고난의 행군 당시 보다 더 어렵다는 말을 당신들은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최근 어렵게 연락이 닿은 평안북도의 한 간부소식통은 북한 내부 사정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는 화폐개혁 이후 주민들의 생활이 최악의 상태로 치닫고 있다면서 농촌에 가면 신발이 없어 다 헤진 신을 쓰레빠(슬리퍼)처럼 끌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며 인민학교(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을 모처럼 빤쯔(팬티)를 입을 수 있는 날로 알고 있는 어린이들도 수두룩하다고 말했습니다.
비록 굶어죽는 사람은 많지 않아도 주머니 사정이 열악한 대부분의 주민들은 옷이나 신발을 비롯한 생필품을 살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그는 개탄했습니다.
북한 당국이 올해 초부터 각 조직, 계층별로 집중적으로 시행하던 김정은 우상화 선전마저 접고, 군과 당 간부들에 대한 물갈이 작업까지 중단한 배경도 생활고로 인한 내부의 어수선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그는 주장했습니다.
극심한 생활고에 허덕이는 주민들 속에서 “먹을 것도 없는 주제에 무슨 건설이 이렇게도 많으냐?”는 불만이 지속되자 북한은 최근 들어 ‘강성대국’ 완성을 위한 수많은 건설공사를 후계자 김정은이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선전도 슬그머니 내려버렸다고 그는 설명했습니다.
특히 그는 “승냥이(김정일)만 피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시라소니(김정은)가 나타날 줄이야 누가 알았겠는가?”라는 유머를 전해 생활난으로 인한 주민들의 불만이 후계자 김정은에게 쏠리고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 양강도의 소식통도 “밤이면 보안서 기동타격대가 완전무장하고 시내를 순찰한다”며 “지방군 사령부(양강도 주둔 10군단)에서도 무장기동대를 뽑아 시내 곳곳에 배치했다”고 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부터는 혜산-삼수 사이, 혜산-대오천 사이 도로들에도 보위부 단속초소들을 새로 내와 국경도시인 혜산시를 완전히 봉쇄했다고 언급했습니다.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희천발전소 방문을 놓고 소식통들은 설사 올해 중으로 희천발전소가 완성된다고 해도 언제(댐)에 물을 채워야 하는 기간을 2년으로 잡기 때문에 당장 강성대국 원년으로 선포한 내년에 발전소의 덕을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지금 건설 중인 발전소들이 모두 완공된다고 해도 총 발전량이 50만KW 정도인데 이는 순천비날론연합기업소와 남흥청년화확공장, 흥남비료연합기업소에 필요한 전력에도 못 미치는 것이어서 전력문제 해결은 요원하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주장입니다.
때문에 이번 김 위원장의 중국방문 성과를 집중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관영매체의 보도와 달리 기대할만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을 경우,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한 2012년에 북한 주민들은 ‘고난의 행군’ 시기에 버금가는 생활난을 겪게 될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망했습니다.